작품설명

조선시대 최고의 여류시인으로 당시 명나라의 사신 ‘주지번’에게서 “난설헌의 시는 속된 세상 바깥에 있는 것 같다. 그 시구는 모두 주옥 같다.”라는 극찬을 받고, 일본에까지 그 명성을 떨쳤던 ‘허난설헌(許蘭雪軒/본명_허초희(許楚姬) / 1563 ~ 1589)’의 시(詩)가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다. 공연제작사 ㈜콘텐츠플래닝(대표_노재환)은 오는 7월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 극장에서 창작뮤지컬<난설(극작_옥경선, 작곡_다미로, 연출_이기쁨)>의 초연을 개막한다고 밝혔다.

뮤지컬<난설>은 ‘허초희’의 남동생 ‘허균’이 역모죄로 처형되기 전날 밤에 떠올리는 그리웠던 기억으로부터 시작된다. 8세 때부터 시를 짓기 시작해 조선 최고의 천재시인으로 남아있는 ‘허초희(허난설헌)’와 그녀의 시를 사랑하는 ‘허초희’의 남동생 ‘허균’, ‘허초희’와 ‘허균’의 스승인 ‘이달’은 각자의 삶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망을 이야기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선으로 때로는 싸우기도 하며 문장가들로서의 우정을 쌓는다. 이 뮤지컬은 ‘허초희’가 인생을 돌아보는 방식 또는 ‘허초희’의 일생을 재조명하는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허균’이 가까이에서 바라봤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허초희’의 시, 스승 ‘이달’과의 대화를 통해 구축 된 세계관을 통한 허초희의 시의 세계 등을 허균’과 ‘이달’의 관점의 대립으로 표현 해 낸 것이 이번 작품의 특징이다.
 
작품을 집필하기 전 수개월간 『허난설헌집(許蘭雪軒集)』을 연구한 작가 ‘옥경선’은 ‘‘허초희’의 방 안을 가득 채웠던 시들이 결국 그녀 본인의 의지에 의해 소실되었지만, 잊혀 지기를 바랐던 그녀의 의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을 ‘허균’에 의해 『허난설헌집』이라는 시집으로 만들어져 세상의 극찬을 받게 한 에너지의 근원이 무엇이었을까’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다. 그에 따라 아름다운 시(詩)구절들 속에서 넘치는 기개와 힘은 그녀의 동생 ‘허균’과 스승인 ‘이달’ 개개인을 넘어 동시대 또는 후세의 사람들의 마음에도 큰 울림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이 이 작품을 탄생하게 했다. 실제 ‘허초희’의 글들에 큰 감명을 받은 작가는 5편의 시(견흥(遣興), 상봉행(相逢行), 가객사(賈客詞), 죽지사(竹枝詞), 유선사(遊仙詞))와 허난설헌집의 유일한 산문(광한전백옥루상량문(廣寒殿白玉樓上樑文))을 노랫말에 활용하기도 했다. 여기에 작곡가 다미로의 아름다운 선율이 더해져 음악이 완성되었으며 최근 다양한 작업으로 주목받으며 2019년 부활한 백상예술대상의 연극부문 시상인 젊은연극인상에 노미네이트되었던 연출가 이기쁨이 합세를 하여 센세이션을 일으킬 새로운 작품의 탄생을 예고한다. 

정제된 문장을 쓰지만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느끼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는 맑은 사람으로, 자신을 향해 굳게 닫혀 있는 세상의 문을 오직 가진 붓 하나로 열고자 한 천재 시인 ‘허초희’역은 뮤지컬배우 ‘정인지’와 ‘하현지’가 맡았다. 배우 ‘유현석’과 ‘백기범’은 누이인 ‘허초희’의 재능과 시를 사랑하고 그녀의 시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타인들에게도 그녀의 시를 전하기 위해 애쓰는 ‘허균’역을 맡았다. 술과 풍류를 사랑하는 한량이지만 초희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고 사랑으로 보듬는 스승 ‘이달‘역은 뮤지컬배우 ‘안재영’과 ‘유승현’이 연기한다.

줄거리

“이 세상이
이 세상의 낮들이
내 것이, 우리의 것이 아니었으니
우리가 가진 유일한 검고 검은 붓으로 낮을 그렸다.”
광해군 10년, 인정전
도성 내에 흉서를 붙여 백성들을 선동하고
역도들의 무리와 역모를 도모하였다는 죄로 끌려온 허균이 추국을 받는다.
모진 고문에도 죄를 인정하지 않는 허균, 오히려 자신을 모함한 무리들을 향해 역적이라 꾸짖는다.
그러나, 함께 끌려온 이들이 고문 끝에 거짓을 자복하고 허균을 그들의 우두머리로 지목한다.
처형이 있기 전날 밤, 고문으로 정신이 흐릿해진 허균에게
누이, 허초희와 자신에게 시를 가르쳐준 스승, 이달이 찾아온다.
허균은 이달을 보자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오래전 그들을 떠난 이유를 묻는다.
그러자 이달은 세 사람이 함께 했던 밤과
그들이 아끼고 사랑했던 시인, 허초희를 떠올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