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미스 줄리’에서 백작의 딸 줄리는 몰락해가는 귀족의 모습을, 백작의 하인인 쟝은
기회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영화의 제목처럼 ‘황혼에서 새벽까지’
짧은 시간 속에서 일어나는 ‘미스 줄리’는 ‘황혼에서 새벽까지’라는 영화의 형식과
내용만큼이나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의 갈등, 귀족과 하인이라는
계급의 갈등, 과거와 미래, 이상과 현실, 욕망과 사회적 채면, 빈부의 격차 등…
나는 ‘미스 줄리’를 읽으면서 버지니아 울프가 떠올랐다.
어느 글에서 읽었던 “일찍이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이라는 존재가 이미 운명적으로
그 사회 속의 이방인으로서 말하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라는 구절을
이렇게 바꿔도 될 듯 싶다. “일찍이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는 여성이라는 존재가
이미 운명적으로 그 사회 속의 이방인으로서 말하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라고.

줄거리

귀족의 딸과 하인. 아름답고 오만한 백작의 딸 ‘줄리’는 신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하인인 ‘쟝’에게 끌린다. ‘쟝’은 매력 있는 외모와 강한 카리스마를 갖춘 남자로서
줄리의 하녀와 약혼한 상태였다. 무더운 여름 밤, 부엌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리는 감정을 숨기면서 밤이 깊도록 대화를 나눈다. 그 때 술에
취한 하인이 들어오자 다급해진 두 사람은 ‘쟝’의 방으로 몸을 숨긴다.
그리고 격렬한 사랑의 감정을 이기지 못해 뜨거운 관계를 맺게 된다.
이미 ‘쟝’에게 기울어진 감정을 주체할 수 없게 된 ‘줄리’는 아버지의 돈을 가지고
신분의 벽이 있는 스웨덴을 떠나서 프랑스로 도망가자는 ‘쟝’의 제안을 따른다.
‘쟝’의 약혼녀가 잠든 틈을 이용해 짐을 챙겨 온 ‘줄리’는 자신이 아끼는 새를
데려 가려고 한다. 하지만 ‘쟝’은 ‘줄리’ 앞에서 새의 목을 잘라 죽여 버린다.
혐오스러운 행동에 충격을 받은 ‘줄리’는 모욕과 멸시의 말을 ‘쟝’에게 퍼붓는다.
그리고 새삼 두 사람 사이에 드리워진 두터운 벽을 느끼게 된다. 사랑의 한계에
좌절한 ‘줄리’와 ‘쟝’은 자신들의 결정을 뒤로 하고 집에 머물기로 한다.
그러나 ‘쟝’에 대한 사랑을 지울 수 없는 ‘줄리’는 그로 인해 괴로워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