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그런 시대가 있었습니다.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데도
부당한 줄도 몰랐던.

마음속에는 뭔가 화도 차오르고,
억울한 감정이 솟고라지는데,

모두가 그렇게 사니까,
나만 그러는 게 아니니까,
세상이 원래 그런가 보다 하면서 살던,

그런 시대가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그런 시대의 한복판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그리고 있습니다.

소녀들의 웃음소리는
그 시대 맑은 하늘처럼 투명하기만 한데,

소녀들을 울리던 그 시대 그 사람들의 만행은
그 어떤 제재도 없이 음흉하고 악랄했습니다.

그자들의 철창살은 견고했고,
소녀들을 지켜줄 울타리는 없었습니다.

이 작품을 올리는 이유는,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그 어딘가의 철창살을 더욱 무너뜨리고,

지켜야 할 이들을 위한
울타리를 더욱 견고히 세우자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만 아니면 상관할 바 아니라는
매서운 이기주의를 제발 타파하자고,

한 번 더,

ㅡ바위에 달걀을 던지는 격이라 할지라도ㅡ

한 번이라도 더 외쳐보자고,
조금이라도 더 애써보자고 권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 시대는 반드시 '있었습니다.'에서 끝을 내야합니다.

그러함을 위해서 저희는
이 작품을 새로운 세상에게 바치고자 합니다.

줄거리

경자, 희숙, 미자, 선옥. 소녀들은 돈을 벌어 가난을 이기고 꿈을 이루고자 부산 시내의 한 버스회사 차장으로 취직한다. "너희들이야말로 산업 역군들을 실어 나르는 진정한 산업 역군이다."라는 사장의 말에 소녀들은 차장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보지만, 혹독한 현실 앞에서 소녀들의 몸과 마음은 나날이 부서져가기만 한다. 상식 따위는 가볍게 짓밟아버리는 회사와 그 시대의 참담한 삶 속에서 소녀들은 굴하지 않고 자신들의 혁명을 계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