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기획의도
흔히 독립운동사 또는 독립운동가에 대한 극은 대게 무겁고 진지하거나 어두운 결말을 통한 비극적 접근으로 가슴 한 편이 암울해집니다. 독립운동사라는 것이 대게는 약자의 저항이기에 당연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작품 “우리 아배 참봉 나으리”는 같은 독립운동사지만 집안 말아먹을 난봉꾼이라는 뜻을 가진 파락호를 수식어로 하는 안동의 실존인물 김용환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써, 파락호라는 수식어가 상징하듯 노름과 난봉질로 세간의 온갖 비난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해방 후 독립운동이 인정 돼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게 되는, 조금은 아이러니한 독립운동가 김용환 선생의 흥미진진한 일대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렇듯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독립운동사를 벗어나, 재미와 위트가 철철 넘치는 일제강점기 역사극을 무대에 그림으로써 관객에게 새로운 독립운동사를 제공하고, 우리 선연들이 가지고 있던 기지와 위트를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깊은 감동과 관극의 재미를 선사하고자 이 작품을 올립니다.

공연목적

본 사업은 일제 강점기 파락호(破落戶)로 유명했던 독립운동가 김용환 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을 공연하는 것으로써, 서로군정서의 판독이었던 석주 이상룡 선생의 지시로 상해임시정부 설립을 위해 현재의 화폐가치로 300억원에 해당되는 거금을 미련없이 내놓았던 김용환 선생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특히 일제 감시가 삼엄했던 당시, 일경의 눈을 피하려고 술과 노름에 빠져 한량 행세를 하며 살았던 김용환은 주위 사람들에게 집안 말아먹을 한량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아가면서도 끝내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재산을 상해로 보냈던 유명한 독립운동가입니다.
이렇듯 극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한 독립운동가의 일대기를 무대화하여 경기도, 특히 의정부시, 포천시, 양주시, 남양주시, 동두천시, 연천시 등 경기북부 시군민들에게 임정수립 100주년을 맞아 그에 걸맞는 수준 높은 공연을 제공함으로써 깊은 감동과 극적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고자 합니다.

줄거리

팔순의 치매노인 호웅은, 정부로부터 자신의 아버지 김용환이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귀를 의심한다. 그도 그럴것이 아버지 김용환은 일제강점기에 술과 노름으로 집안의 재산을 탈탈 털어먹은 희대의 난봉꾼이었기 때문이다. 뿐이랴. 혼인을 앞둔 호웅이 신행 때 혼수로 장롱 사갈 돈마저 노름으로 날려 새색시 호웅의 가슴을 숯검댕이로 만들었던, 호웅에게는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아버지였다.
어느 날 다시 치매가 온 호웅은 아침 일찍 집을 나서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아버지 김용환이 처음 독립운동을 하던 시절, 일경에게 체포되어 갖은 고문을 받던 시절, 술과 노름으로 집안의 재산을 몽땅 털어먹던 난봉꾼 시절 등등.
그러면서 호웅은 그 과거로의 여행을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아버지의 진실을 하나씩 알게 된다. 독립운동의 전력이 있던 김용환에게 일경의 노골적 감시가 시행되고, 결국 일경의 눈을 피하기 위해 노름꾼, 난봉꾼 행세를 했던 김용환은 그렇게 흥청망청하며 재산을 탕진하는 척 하고 실은 그 돈을 모두 빼돌려 만주에 있는 독립군들에게 군자금으로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신행 갈 때 쓰려고 모아둔 돈도 결국 독립자금으로 쓰여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호웅은 그동안 가슴에 켜켜이 쌓였던 아버지에 대한 한을 씻고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