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는 1962년 개관한 극장으로 건축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가장 오래된 근현대식 공연장이다. 동랑 유치진(1905~1974)이 미국 록펠러 재단의 지원을 받아 한국 정부가 제공한 땅에 세웠다. 2009년부터 지난 10년간 서울시가 극장 소유주인 서울예술대학(학교법인 동랑예술원)으로부터 임대받아 서울문화재단에서 남산예술센터라는 이름으로 위탁 운영해왔다.

지난 2018년 1월, 서울예술대학교가 서울시에 계약 종료를 통보하면서 남산예술센터의 공공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현장 연극인 572명과 49개 단체는 ‘공공극장으로서의 드라마센터 정상화를 위한 연극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상대책회의)’를 결성하였다. 그동안 비상대책회의는 네 차례의 공개토론회를 개최하였고 그 과정에서 드라마센터와 관련된 새로운 사실들을 목도하게 됐다.

이에 남산예술센터는, 현장 연극인들과 연대해 극장을 둘러싼 드라마틱한 이슈와 쟁점을 정면으로 다루고자 연극 <오만한 후손들>을 기획했다. 드라마센터의 설립 과정에서 있었던 사유화 논란에 대해 기존 역사적 사료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극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한국 연극의 과거사를 바로잡는 동시에 동시대 공공극장의 존재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줄거리

1962년 동랑 유치진, 그는 미국의 록펠러재단과 여러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예장동 8-19번지에 극장을 열면서, 개관공연 <햄릿>으로 한국 연극의 앞날을 축원했다. 남산의 극장의 정체성이 화두가 되고 있는 2019년의 지금, 동랑이 남긴 유령은 지금 우리의 일상에 어떻게 떠돌고 있는가?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통주저음은 무엇일까? 자기가 서 있는 지반의 질문자로서의 햄릿은 과거와 현재를 어떻게 이어나가고 있을까?

어떤 유령들이 우리의 현재를 배회하고 있는 듯하다. 과거의 폐허와 미래의 희망 사이에서 시작되었던 남산 어귀의 극장, 드라마센터 또는 남산예술센터. 지금은 어떤 죽음을 앞두고 있을지도 모를 이곳에서, 우리는 무엇을 상속해야 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다시 살아가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