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작품설명
<나에게는 얼굴을 쓰다듬을 손이 없다>는 군복무 중 부대에서 휴가를 나온 두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타인에 의해 사라져가는 ‘나’와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는 현재의 모습을 그리고, 세상의 경계 위 불안과 외로움을 담담하게 담아낸다.

* 작품의 제목은 사진작가 ‘마리오 자코멜리(Mario Giacomelli, 1925-2000)의 작품 제목 <나에게는 얼굴을 쓰다듬을 손이 없다(I have no hands caressing my face, 1968)>를 인용하였습니다.

기획의도
작품은 2014년 8월 부대에서 휴가 나온 두 청년의 투신 사건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기사를 접한 작가는 몇 년 동안 청년이 남긴 몇 줄의 유서를 가슴에 품고, 그들의 이야기를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사람들은 분명 보고 있으면서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오늘도 매일의 뉴스에서 군대의 폭력과 집단 획일의 강요, 병원 간호사들의 ‘태움’ 등의 사회구조의 고질적 집단 폭력으로부터의 문제점들로 선택한 젊은이들의 죽음을 듣는다. 작품의 제목, ‘나에게는 얼굴을 쓰다듬을 손이 없다.’는 다양한 의미가 있지만, 가장 먼저 사건을 지나치고 있는 우리에게 ‘당신은 타인의 말을 들을 귀와 전달할 위로의 손이 있는가?’ 라고 묻는다.

작품은 사회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하도록 감추어져 있는 강압적인 위계와 말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폭력과 집단성, 외로움에 대해서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이 공연을 통해 사회 속 사건을 직시하고 원인과 반성을 꾀하는 것 뿐만 아니라, 모든 ‘타인’에 대한 위로의 노래이며 ‘나’를 위한 믿음으로 관객에게 다가가길 바란다.

줄거리

“형, 저 왜 이렇게 떨리죠? 가슴이 쿵쾅거려요.”
“좋아서 그런 거야. 너무 좋아서.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벗어나는 거잖아.”


군대에서 3일 먼저 휴가 나온 현태는 휴가 첫날을 맞이하는 주영을 위해 부대 앞까지 마중 나온다. 주영과 현태는 부대에 복귀하지 않고 함께 탈영하기로 약속한 사이다. 두 사람은 군대 밖의 이곳저곳을 오가며 세상과 만나고 사람들을 마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