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숲에서 벌어지는, 빨간 망토 소녀의 성장 느와르.
'이름'과 절대 일치할 수 없는 존재들의 이야기."

빨간 망토를 입은 소녀가 있다.
동화 속 순진한 소녀는 할머니집에 가다가 늑대에게 잡아먹힌다.
이 이야기를 마구 헝클어 뜨리고 싶었다.
소녀는 소녀라고 불리기 전에도 소녀였을까?

빨간망토 소녀는 순진한 소녀로서 ‘아무 것도 모르기를’ 강요받고 원치 않는 할머니집 방문을 계속 하지만 그녀의 불안한 욕망은 여러 가지 통로로 새어나온다. 어머니, 할머니, 딸, 어린 여자, 남자, 여자라는 구분에 들어맞지 않는 욕망은 더럽고 감춰야 하는 생리혈처럼 다리를 타고 흘러내린다. 소녀의 망토가 완전히 붉어지는 날, 무슨 일이 생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