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지하철 1호선>은 1994년 초연 이후 지난 2018년까지 71만 명이 넘는 관객들을 만난 명실상부 대한민국 공연계의 대표 작품이다.

지난 2018년 9월, 10년 만에 재공연된 <지하철 1호선>은 원작자 흉상 제막식, 학술포럼 등 다양한 행사와 매회 주말공연 게스트 출연 등의 특별 이벤트를 진행하며 평단과 관객들의 높은 관심 속에 성공적으로 공연을 끝마쳤다. 1년 만에 다시 돌아 온 <지하철 1호선>은 1998년 당시의 모습을 더욱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그려낼 수 있도록 수정, 보완 작업을 거쳐 보다 탄탄한 완성도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지하철 1호선>은 연변처녀 ‘선녀’의 눈을 통해 실직가장, 가출소녀, 자해 공갈범, 잡상인 등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그려내며 20세기 말, IMF 시절 한국사회의 모습을 풍자와 해학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독일 ‘그립스(GRIPS)극단-폴커 루드비히’의 이 원작이며, 학전의 대표이자 연출가인 김민기가 한국적인 시각에서 새로 번안?각색하였다.

원작자인 ‘폴커 루드비히’는 한국 <지하철 1호선>을 15번 관람 한 이후 “전세계 20여 개 도시에서 공연되고 있는 ‘지하철 1호선’ 중 가장 감명 깊게 본 공연”, “원작을 뛰어 넘는 감동”이라 평하며 1,000회 이후 저작권료를 면제해주었다.

줄거리

1998년 11월 서울, ‘제비’가 건네준 주소와 사진만 갖고 곧 그를 만날 수 있으리란 희망에 부풀어 이른 아침 서울역에 도착한 연변 처녀 ‘선녀’. 하지만 지하도에서 걸인 ‘문디’와 ‘땅쇠’ 그리고 어디선가 본 듯한 ‘빨강바지’를 만나는 것으로 그녀의 기대는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청량리행 지하철 1호선에서 만난 서울 사람들은 일상에 쫓겨 무표정하고 냉담하기만 하고, 이해되지 않는 요란한 광고 등 서울의 모습은 온통 낯설기만 하다.
게다가 유명한 무용수라며 ‘제비’가 건네준 주소인 청량리 588은 독립군로라는 그의 설명과는 달리 사창가였다. 그곳에서 선녀는 열차 안에서 노래를 부르는 운동권 출신 ‘안경’, 그를 사모하는 창녀 ‘걸레’, 혼혈 고아 ‘철수’, 그리고 몇몇 창녀들을 만난다. 임신을 한 그녀를 불쌍히 여긴 ‘철수’는 ‘제비’를 찾아줄 테니 서울역 ‘곰보할매’의 포장마차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서울역 포장마차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선녀’는 서울 보통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 -사이비 교주, 자해 공갈범, 잡상인, 가출소녀, 노부부 등-을 만난다. 포장마차에서 ‘빨강바지’를 다시 만난 ‘선녀’는 그녀가 ‘제비’와 함께 연변에 왔던 그의 이모였음을 깨닫고 애인 ‘제비’의 행방을 묻지만 그의 실체를 알고 절망한다. ‘걸레’는 이런 ‘선녀’에게 자신의 처지를 노래하며 그녀를 위로해 주고 ‘안경’을 찾아 지하철에서 내린다. 그리고 얼마 후 급정거한 열차 안으로 누군가의 사고 소식이 들려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