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제작 의도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여 자신을 소개하라고 하면, 10분 동안에 세 번 이상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어떤 면에서 우리는 매일 만나고 대화하면서 일상적으로 거짓말을 반복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부족한 자기를 감추기 위해서, 아니면 아첨을 믿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 수 많은 거짓말을 한다. 거짓말이 반복되다보면, 어느새 우리는 무엇이 거짓이고, 무엇이 진실인지 조차 헷갈리게 된다.
이 작품은 반복되는 거짓말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일상을 매우 유쾌하고도 재미있는 사건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거짓의 사회학’이 어떻게 형성되어 가는 지를 보여주려고 한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현대인의 집착이 결국 거짓말을 일상화시키고, 이를 정당화한다는 내용을 산골 할매의 실종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람들의 어처구니 없고, 황당한 계략 싸움을 통해서 보여주고자 한다.
사회에 많은 돈을 기부하는 산골할머니의 선행을 듣고, 많은 돈을 가지고 있을 거라 짐작한 사기꾼들이 할머니의 돈을 가로채기 위해 산골로 들어오지만, 이곳에 살고 있는 두 여인의 예상치 못한 행동에 계획이 틀어지면서 사건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그들 사이에 누가 진짜 거짓말로 사람들을 속이는 지 서로간에 의심하면서, ‘거짓’과 ‘진실’의 경계선 위에서 이를 밝혀 내려는 숨막히는 두뇌 싸움이 벌어진다.
이 작품은 ‘염쟁이 유씨’라는 대학로 최고의 인기 작품을 쓴 김인경 작가와 대전의 중견 연출가인 김상열 교수(대전대학교 방송공연예술학과)가 지난 연말에 우연히 만나, ‘거짓말만 하는 사람’과 ‘거짓말을 전혀 못하는 사람’이 만나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는 궁금증을 연극으로 꾸며보면 재미있겠다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작되었다.
2개월에 걸친 현장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작품 초고가 완성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참여하는 배우들과 여러 번에 걸쳐 작품 토론을 거치면서 올 8월 말에 작품이 최종 완성되었다.
공연창작집단 사고뭉치가 지금까지 작업해 온 방식대로, 작품은 미리 캐스팅된 배우들의 개별적 특징을 감안하여 작가가 맞춤형으로 창작을 진행하였고, 완성된 초고를 배우들이 여러 번 리딩을 하면서 작품 구성이나 주제 등을 작가, 연출가와 함께 논의하면서 완성을 하였다.
사고뭉치 작품이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재미있고 유쾌하지만 연극적 특징을 살리면서 메시지의 명료함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줄거리

‘그냥백숙집’이라는 깊은 산골 식당에 어느날 형사들이 들이 닥친다. 매년 천 만원씩 기부하는 할머니의 실종 신고가 들어와 이를 조사하기 위해 비공개로 급파된 것이다. 그 식당에는 구정과 신정이라는 두 여인이 같이 살면서 할머니를 도와 일을 하고 있었는데, 할머니의 실종 소식을 듣고도 이들은 크게 놀라지 않는다. 평소에 자주 집을 비웠다가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서라고 하지만, 형사들은 웬지 이들의 행동이 수상하다고 여기고 이들 중 한 명이 할머니의 재산을 빼돌렸다고 생각하고 수사를 벌인다. 그러나 이들의 수사는 이 두 여인의 예상치못한 행동으로 인해 번번이 수포로 돌아가고, 이들의 어설픈 행동으로 이들이 결국 할머니의 돈을 노리고 잠입한 사기꾼임이 탄로나면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할머니는 정말 거액의 돈을 가지고 있었는 지, 할머니는 정말 실종된 것인지, 사회에 많은 돈을 기부하는 할머니의 선행은 진정 순수한 행동이었는 지, 사기꾼들과 여인네들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