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150여회의 공연과 10,000여명의 관람객을 기록한 대전의 대표 작품
"경로당 폰팅사건"


아프리카에서는 노인이 죽으면 울고, 서양에서는 아기가 죽으면 운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떤가? 늙은 사람이라는 뜻의 '노인'이라는 말은 어느덧 '소외된 사람들'의 한 부류를 나타내는 말로 자리 잡고 있다. 노인을 위해 울어줄 사람은 옆의 노인 밖에 없는 나라가 되어 버린 요즘 다시 노인을 생각해 본다.
사십대의 뚱뚱보, 대머리인 우리가 여전히 얼음을 깨고 냉수마찰을 하며 빤스만 입고 뺑뺑이를 돌던 군대 생활이 엊그제인 듯 느껴지는 것처럼, 계단을 오르면서도 와들와들 떨지만 마음만은 벌판을 내달리는 칠십대의 소년, 소녀들이 경로당에 모였다.
장수경로당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극성맞고 억척스러우며 시끄러워서 도대체 존경의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마음에는 굴곡진 삶을 살며 같이 에돌아온 사랑의 강이 흐른다. 그렇기에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며 손을 잡아주고 용서하는 따스함이 있다. 눈물을 닦고 코를 팽풀며 우리를 향해 날리는 시원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우리가 맞이할 황혼이 무대에 펼쳐지리라.

줄거리

우리사회에서 경로당이란,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조용히 삶을 응시하며, 언제나 허허 웃으며 모이는 사교 공간쯤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장수 아파트 경로당은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점 십원짜리 고스톱과 담배 한 개비 내기 장기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서로가 못 마땅해 보일 땐, 여지없이 욕설과 드잡이가 일어나는 생기 넘치는 공간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장수 아파트 경로당에 수백만원에 달하는 전화요금 청구서가 날아들자 경로당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전화 내역을 확인한 결과 그것이 폰팅 때문임을 알게 되고 경로당 사람들은 누가 폰팅을 했는지 찾아내기 위해 소동을 벌인다. 경로당 분위기도 점차 험악해져 가고 서로를 의심하며 폰팅 도둑을 잡기 위한 총력전이 펼쳐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