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작곡가 강은수가 아홉 번째 작곡발표회를 연다.
1987년 처음 세종문화회관소강당에서 작곡발표회를 연 이래 매번 주제가 있는 음악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화합을 위하여(1995,호암아트홀), 황동규의 시 풍장을 강은수의 음악으로 듣기 (2002, 세종소강당), 클릭 댄스(2004, 가나아트센터), Bremo, Bremissimo(2008, 브레멘예술대학 강당) 과 그리운 만남 (2008, 세종체임버홀), 즐거운 편지(2009, 세종체임버홀)과 Dream, Dream, Dream(2009,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 이어 “봄비 내린 후(2010)”로 관객들과 만나려 한다.
-일상적인 일, 느낌, 생활을 소재로 작곡세계를 펼쳐나가는 작곡가 강은수
많은 시인, 소설가, 음악가, 화가, 등의 예술가에게 영원한 소재를 제공하는 “어머니“라는 소재에 비하여 아버지의 존재가 가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나 여권의 신장이다, 조기 퇴직이다, 라는 등의 이유로 그들의 자리가 점점 축소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식 사랑하는 마음이 어디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못하겠는가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누이는 그 일이 어찌 어머니 혼자의 몫이었겠는가 언제나 어머니의 그늘에서 그림자처럼 그를 보필하며 모든 영광을 어머니에게 고스란히 양보하고 그저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해하시는 우리의 모든 아버지를 생각해보려 한다.
작품경향
현실에 밀착한 작품을 소재로 하며, 이것은 20대(1980년대)에는 자아를 찾는데 골몰하였다. 30대는 비교적 작품이 잘 만들어지지 못하였는데, 이것은 육아에 의한 창작에의 절대적인 시간부족을 반영한다
반영한다. 40대에 관심 가지고 활동하는 분야는 제반 예술, 즉 문학과 미술, 사진, 연극과 무용 등과 연계된 작품을 하는 한편, 일상생활에서 소재를 찾기도 하였다. 기러기 가족으로 대변되는 사회상을 반영하여, 가족이 주제가 되는 음악회를 열기도 하였다(2004년). 살아있는 음악을 만들기, 즐거우면 흥을 내며 함께 기뻐하는 음악(축제), 기억될 만한 행사를 위하여(기념), 등등 다양한 용도에 쓰일 음악으로 그때그때의 사회상을 그려내는 살아있는 작품을 쓰기를 소망하며, 그러기 위하여 끊임없이 연주가를 설득시키며 건강한 창작문화를 만들어가기에 앞장서는 경향을 보인다. "창작쿼터제", 즉 일반 연주회 프로그램 중에 쿼터, 즉 적어도 한 곡씩은 창작곡을 집어넣도록 많은 연주자, 기획자 등 관계자들을 기회가 되는 때마다 구두로 아니면 글로서 설득시키며 제도적으로도 뒷받침이 되도록 설파하며 이것이 곧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길임을 철학과 사명감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의 실천을 위하여 작곡가 스스로도 직접 많은 연주가들과 접촉하여 작품 위촉을 유도하는 적극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다. 한편 창작곡들이 탄생하는 순간, 즉 세계 초연되는 순간을 함께하는 청중에 대한 중요성 또한 인지하고 있는지라, 작곡가 연주가와 청중이라는 삼박자의 유기적인 관계의 의미, 그 어느 하나도 소홀하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적극적으로 청중을 향하여 달려가는 적극적인 자세의 작품경향을 고수한다. 그것이 바로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여 일상생활을 반영하는 작곡내용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작품해설
1.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아리 아라리 (2008) 는 우리의 민요 아리랑의 현대화이다.
바이올린 독주는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어디서나 연주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피아노가 없어도 상관 없고, 한국이건 외국이건 그 어디건 한국사람의 피에 깊이 흐르는 정서의 표현이다. 신바람과 맺힌 한이라는 흥과 한의 이중적인 정서를 고스란히 그 한 곡에 담고 있는 아리랑이 예부터 우리의 사랑을 받아온 데는 바로 그러한 이유가 있다. 언제든 어디서든 많이 연주되어 우리의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바이올린 김은식님의 요청에 의하여 위촉되어 작곡된 이래 계속 연주되고 있다. 수백 회 수천 회 세계방방곡곡에 알리고 싶다.
2. 바이올린과 플륫, 기타를 위한 3중주 살렘에서의 4계(2007)는 그 작곡 동기가 재미나다.
아들아이가 다니던 살렘 성 기숙학교에서 재학생들로 구성한 연주 팀이 현대음악 쟝르로 콩쿨에 나가고 싶다고 하여 작곡을 위촉한 것이다. 처음 기숙사 생활을 하는 아들아이와 그의 친구들을 그리며 그들의 일상을 짧은 에피소드로 노래하였다. 새가 지저귀는 아침. 일어나기 싫어서 억지로 눈을 뜨는 아이, 서로들 떠들썩한 모습, 재미나게 노는 모습, 소곤소곤 이야기 나누는 모습 등등. 짤막한 여덟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있다. 기타에 원선이 포함 학생들이 연주할 수 있도록 염두에 두어 작곡하였기에 연주상 난이도가 용이한 편이다.
3. 합창곡, 낮달. 하얀 겨울의 하늘여행. 당신을 사랑합니다. (대사의 일기장 중에서)
대사의 일기장은 이수혁 전 독일대사님의 시를 합창곡으로 묶은 시리즈의 제목이다. ‘낮달’, ‘하얀 겨울의 하늘 여행’은 2007년 합창단 음악이 있는 마을의 10주년 기념공연의 위촉으로 만들어졌고, 이번 공연에서 연주될 곡목은 같은 가사로 만든 동요버전이다. 같은 시로 다른 곡이 이미 여러 번 연주되었고, 동요버전은 오늘 초연된다. ‘기차 타는 밤’과 함께 어른이 부르는 동요이다.
4. 여성 3부 합창을 위한 Laudate, Dominum (2010), Gloria, Patri (2010) 짤막한 두 편의 여성합창곡은 리하르트 폰 바이체커(Richard von Weizsaecker) 전 독일대통령님의 90세 생신을 축하 드리며, 그 분께 헌정되는 곡이다. 독일 유학중이던 2006년, 백부님의 오랜 친구이신 어르신을 처음 뵈옵고 친분을 유지한 이래 지금까지 서신왕래하고 있다. 깊은 데서부터 우러나는, 그 분을 존경하는 나의 마음은 늘 한결같다. 서신으로 묻어나는 그 분의 한없으신 사랑과 격려의 어버이의 마음을 읽건대.
5. 독주 대금을 위한 조그마한 사랑노래 (2010)는 황동규님의 시, ‘조그마한 사랑노래, 더 조그마한 사랑노래, 더욱더 조그마한 사랑노래’에 기초하여 만들어졌다. 아기 아빠가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아버지“로서의 기쁨만이 아니라 그의 몇 배 더하는 의무와 책임으로 하루하루, 존재의 의미를 찾는 그런 아빠들이 있다. 우리나라에만 존재한다는 ”억척 아줌마”의 그 억센 기에 눌려 사는 아빠들. 작곡가를 아내로 맞아 수십 년 밑도 끝도 없는 뒷바라지를 묵묵히 하고 있는 나의 두 아이들의 아빠를 포함하여, 젊은 아빠, 중년 아빠, 막 퇴직한 아빠, 그들의 무거운 어깨에 작은 날개를 달아 위로해주고 싶다.
6. 가야금 독주를 위한 호연사계(2008)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는 강호연이라는 분이시다. 이북에서 월남하신 나의 아버지께서 오매불망 뵙기를 소망하시던 그 분을 나는 한 번도 뵌 적이 없다. 만주에서 사시면서 매일 “만창애화”라는 일기를 쓰셨다고 한다. 만주의 창으로 내다본 슬픈 이야기. 분실된 관계로 읽어본 일은 없지만 울 아버지의 감수성의 근원이 어디셨을 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주에서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할아버지의 감성으로 느끼실 그 이야기를 가야금 독주를 통하여 상상해보고 싶다. 단가의 대가이신 손호연 여사의 5주기를 추모하며 그의 따님 이승신님에게 위촉 받은 곡으로 손호연여사의 단가 중 춘하추동 열 두 편을 골라 짧은 악장으로 구성하였다. 각 악장의 순서를 연주자 임의로 바꿀 수 있다.
7. 모듬북과 가야금병창을 위한 아버지의 정원 (2010)*
사랑으로 천지만물, 봄이 왔네, 아버지 정원의 꽃, 눈아 내려라, 아리랑 의 여러 노래가 메들리로 연주된다. 곡이 바뀌는 사이사이에 모듬북의 연주가 이어진다.
우리장단과 우리가락에 맞게 아버지 정원의 사철 모습을 그려보았다.
유난히도 더웠던 어느 여름을 지나시며 가을바람의 한 자락을 처음 느끼시던 순간 탄식처럼 내뱉으신 아버지의 한마디 “가는 여름도 서운토다!” 하시는 말씀에 가슴이 얼마나 시렸는지 모른다. 요사이 인터넷을 검색하시고 글을 올리시고 달린 댓글을 열어보시고 하시는 아버지를 가까이서 지켜보면, 고희연 때 하셨던 아버지의 말씀이 얼마나 진실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인생은 70부터!”라시던 말씀 말이다. 이제서 청년기에 막 진입하신 울 아버지의 호기심과 혈기가 왕성하신 일이 너무도 지당한 일이다. 가야금 병창과 북을 크게 울려 아버지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노래로, 청중으로 모신 여러분들의 만수무강 또한 함께 기원하고 싶다. 한마음으로 귀를 기울여주시고 바쁜 시간 자리하여주신 나의 청중은 곧 나의 하늘이신고로.
1987년 처음 세종문화회관소강당에서 작곡발표회를 연 이래 매번 주제가 있는 음악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화합을 위하여(1995,호암아트홀), 황동규의 시 풍장을 강은수의 음악으로 듣기 (2002, 세종소강당), 클릭 댄스(2004, 가나아트센터), Bremo, Bremissimo(2008, 브레멘예술대학 강당) 과 그리운 만남 (2008, 세종체임버홀), 즐거운 편지(2009, 세종체임버홀)과 Dream, Dream, Dream(2009,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 이어 “봄비 내린 후(2010)”로 관객들과 만나려 한다.
-일상적인 일, 느낌, 생활을 소재로 작곡세계를 펼쳐나가는 작곡가 강은수
많은 시인, 소설가, 음악가, 화가, 등의 예술가에게 영원한 소재를 제공하는 “어머니“라는 소재에 비하여 아버지의 존재가 가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나 여권의 신장이다, 조기 퇴직이다, 라는 등의 이유로 그들의 자리가 점점 축소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식 사랑하는 마음이 어디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못하겠는가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누이는 그 일이 어찌 어머니 혼자의 몫이었겠는가 언제나 어머니의 그늘에서 그림자처럼 그를 보필하며 모든 영광을 어머니에게 고스란히 양보하고 그저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해하시는 우리의 모든 아버지를 생각해보려 한다.
작품경향
현실에 밀착한 작품을 소재로 하며, 이것은 20대(1980년대)에는 자아를 찾는데 골몰하였다. 30대는 비교적 작품이 잘 만들어지지 못하였는데, 이것은 육아에 의한 창작에의 절대적인 시간부족을 반영한다
반영한다. 40대에 관심 가지고 활동하는 분야는 제반 예술, 즉 문학과 미술, 사진, 연극과 무용 등과 연계된 작품을 하는 한편, 일상생활에서 소재를 찾기도 하였다. 기러기 가족으로 대변되는 사회상을 반영하여, 가족이 주제가 되는 음악회를 열기도 하였다(2004년). 살아있는 음악을 만들기, 즐거우면 흥을 내며 함께 기뻐하는 음악(축제), 기억될 만한 행사를 위하여(기념), 등등 다양한 용도에 쓰일 음악으로 그때그때의 사회상을 그려내는 살아있는 작품을 쓰기를 소망하며, 그러기 위하여 끊임없이 연주가를 설득시키며 건강한 창작문화를 만들어가기에 앞장서는 경향을 보인다. "창작쿼터제", 즉 일반 연주회 프로그램 중에 쿼터, 즉 적어도 한 곡씩은 창작곡을 집어넣도록 많은 연주자, 기획자 등 관계자들을 기회가 되는 때마다 구두로 아니면 글로서 설득시키며 제도적으로도 뒷받침이 되도록 설파하며 이것이 곧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길임을 철학과 사명감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의 실천을 위하여 작곡가 스스로도 직접 많은 연주가들과 접촉하여 작품 위촉을 유도하는 적극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다. 한편 창작곡들이 탄생하는 순간, 즉 세계 초연되는 순간을 함께하는 청중에 대한 중요성 또한 인지하고 있는지라, 작곡가 연주가와 청중이라는 삼박자의 유기적인 관계의 의미, 그 어느 하나도 소홀하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적극적으로 청중을 향하여 달려가는 적극적인 자세의 작품경향을 고수한다. 그것이 바로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여 일상생활을 반영하는 작곡내용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작품해설
1.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아리 아라리 (2008) 는 우리의 민요 아리랑의 현대화이다.
바이올린 독주는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어디서나 연주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피아노가 없어도 상관 없고, 한국이건 외국이건 그 어디건 한국사람의 피에 깊이 흐르는 정서의 표현이다. 신바람과 맺힌 한이라는 흥과 한의 이중적인 정서를 고스란히 그 한 곡에 담고 있는 아리랑이 예부터 우리의 사랑을 받아온 데는 바로 그러한 이유가 있다. 언제든 어디서든 많이 연주되어 우리의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바이올린 김은식님의 요청에 의하여 위촉되어 작곡된 이래 계속 연주되고 있다. 수백 회 수천 회 세계방방곡곡에 알리고 싶다.
2. 바이올린과 플륫, 기타를 위한 3중주 살렘에서의 4계(2007)는 그 작곡 동기가 재미나다.
아들아이가 다니던 살렘 성 기숙학교에서 재학생들로 구성한 연주 팀이 현대음악 쟝르로 콩쿨에 나가고 싶다고 하여 작곡을 위촉한 것이다. 처음 기숙사 생활을 하는 아들아이와 그의 친구들을 그리며 그들의 일상을 짧은 에피소드로 노래하였다. 새가 지저귀는 아침. 일어나기 싫어서 억지로 눈을 뜨는 아이, 서로들 떠들썩한 모습, 재미나게 노는 모습, 소곤소곤 이야기 나누는 모습 등등. 짤막한 여덟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있다. 기타에 원선이 포함 학생들이 연주할 수 있도록 염두에 두어 작곡하였기에 연주상 난이도가 용이한 편이다.
3. 합창곡, 낮달. 하얀 겨울의 하늘여행. 당신을 사랑합니다. (대사의 일기장 중에서)
대사의 일기장은 이수혁 전 독일대사님의 시를 합창곡으로 묶은 시리즈의 제목이다. ‘낮달’, ‘하얀 겨울의 하늘 여행’은 2007년 합창단 음악이 있는 마을의 10주년 기념공연의 위촉으로 만들어졌고, 이번 공연에서 연주될 곡목은 같은 가사로 만든 동요버전이다. 같은 시로 다른 곡이 이미 여러 번 연주되었고, 동요버전은 오늘 초연된다. ‘기차 타는 밤’과 함께 어른이 부르는 동요이다.
4. 여성 3부 합창을 위한 Laudate, Dominum (2010), Gloria, Patri (2010) 짤막한 두 편의 여성합창곡은 리하르트 폰 바이체커(Richard von Weizsaecker) 전 독일대통령님의 90세 생신을 축하 드리며, 그 분께 헌정되는 곡이다. 독일 유학중이던 2006년, 백부님의 오랜 친구이신 어르신을 처음 뵈옵고 친분을 유지한 이래 지금까지 서신왕래하고 있다. 깊은 데서부터 우러나는, 그 분을 존경하는 나의 마음은 늘 한결같다. 서신으로 묻어나는 그 분의 한없으신 사랑과 격려의 어버이의 마음을 읽건대.
5. 독주 대금을 위한 조그마한 사랑노래 (2010)는 황동규님의 시, ‘조그마한 사랑노래, 더 조그마한 사랑노래, 더욱더 조그마한 사랑노래’에 기초하여 만들어졌다. 아기 아빠가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아버지“로서의 기쁨만이 아니라 그의 몇 배 더하는 의무와 책임으로 하루하루, 존재의 의미를 찾는 그런 아빠들이 있다. 우리나라에만 존재한다는 ”억척 아줌마”의 그 억센 기에 눌려 사는 아빠들. 작곡가를 아내로 맞아 수십 년 밑도 끝도 없는 뒷바라지를 묵묵히 하고 있는 나의 두 아이들의 아빠를 포함하여, 젊은 아빠, 중년 아빠, 막 퇴직한 아빠, 그들의 무거운 어깨에 작은 날개를 달아 위로해주고 싶다.
6. 가야금 독주를 위한 호연사계(2008)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는 강호연이라는 분이시다. 이북에서 월남하신 나의 아버지께서 오매불망 뵙기를 소망하시던 그 분을 나는 한 번도 뵌 적이 없다. 만주에서 사시면서 매일 “만창애화”라는 일기를 쓰셨다고 한다. 만주의 창으로 내다본 슬픈 이야기. 분실된 관계로 읽어본 일은 없지만 울 아버지의 감수성의 근원이 어디셨을 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주에서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할아버지의 감성으로 느끼실 그 이야기를 가야금 독주를 통하여 상상해보고 싶다. 단가의 대가이신 손호연 여사의 5주기를 추모하며 그의 따님 이승신님에게 위촉 받은 곡으로 손호연여사의 단가 중 춘하추동 열 두 편을 골라 짧은 악장으로 구성하였다. 각 악장의 순서를 연주자 임의로 바꿀 수 있다.
7. 모듬북과 가야금병창을 위한 아버지의 정원 (2010)*
사랑으로 천지만물, 봄이 왔네, 아버지 정원의 꽃, 눈아 내려라, 아리랑 의 여러 노래가 메들리로 연주된다. 곡이 바뀌는 사이사이에 모듬북의 연주가 이어진다.
우리장단과 우리가락에 맞게 아버지 정원의 사철 모습을 그려보았다.
유난히도 더웠던 어느 여름을 지나시며 가을바람의 한 자락을 처음 느끼시던 순간 탄식처럼 내뱉으신 아버지의 한마디 “가는 여름도 서운토다!” 하시는 말씀에 가슴이 얼마나 시렸는지 모른다. 요사이 인터넷을 검색하시고 글을 올리시고 달린 댓글을 열어보시고 하시는 아버지를 가까이서 지켜보면, 고희연 때 하셨던 아버지의 말씀이 얼마나 진실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인생은 70부터!”라시던 말씀 말이다. 이제서 청년기에 막 진입하신 울 아버지의 호기심과 혈기가 왕성하신 일이 너무도 지당한 일이다. 가야금 병창과 북을 크게 울려 아버지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노래로, 청중으로 모신 여러분들의 만수무강 또한 함께 기원하고 싶다. 한마음으로 귀를 기울여주시고 바쁜 시간 자리하여주신 나의 청중은 곧 나의 하늘이신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