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삐딱선은 기울어진 세상에 외치는 삐딱한 질문입니다.
또르르 또르르 굴러가는 공. 그런 둥근 공인 지구에서 사는 지우인으로서
우리는 둥그런 바닥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매일 1000km라는 속도로 돌아가는 지구의 자전을 우리는 아무런 의심없이 살아갑니다.
그리고 또한 나와는 다른 누군가의 삶이 굴러간다는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불편없이 그저 나에게 맞춰진 일상 속도로 변함없는 풍경을 배경으로 말이죠.
하지만 잠시 내가 서있는 곳에서 벗어나 내가 서있는 곳은 어디인지,
안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닌 한 발짝 밖으로 나와 내가 발 딛고 있는 땅이
기울어진 것은 아닌지. 내가 아닌 우리를 둘러싼 전체의 풍경을 바라봅니다.
당연해 보이던 모든 것들에 질문을 던져 봅니다.
왜? 굳이? 이것이 아닌 다른 선택은 과연 불가능한 것인가?
다른 움직임으로 다른 속도로 일어나 걷고, 서고, 앉고, 몸을 사용하고,
말을 하고, 다른 방식으로 다른 형태로 각각의 다른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삶이
당연한 차이로 존중받기를 바래 봅니다.

줄거리

#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
칙칙 폭폭 기찻길이 새겨진 철길처럼 내 몸에 새겨진 내 몸의 역사
칙칙 폭폭 나의 기억이 내 몸을 타고 기차여행을 시작한다.
모든 관찰자에게 동일하고 보편적이며 절대적인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르게 움직이는 시공간 밖의 관찰자에게 또다른 시공간의 시간은 다르
게 흘러간다.

# 거꾸로 혹은 비스듬히 서야 보이는 진실
난 여기 넌 저기 난 여기 넌 거기
난 왼쪽 넌 오른쪽 난 오른쪽 넌 왼쪽
모든 판단의 기준은 나로부터 출발한다. 즉 관찰자의 위치와 관찰이라는
행위가 사건에 영향을 미친다.
자연은 객관적으로 실제하는 것이고 사람은 이를 인지할 수 있다.
자연 현상은 복잡하기는 하지만 충분히 관찰하여 파악할 수 있다.
자연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을 규명하면 같은 원리를 사용하여 아직 일어
나지 않은 일을 예측할 수 있다.

자연 현상의 원인과 예측된 결과는 논리적으로 설명될 수 있고 검증 가능
하다.
어떤 이론을 바탕으로 한 예측이 허용할 수 있는 오차를 넘어 빗나갔다
면 그 이론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

#관성- 나는 계속 떨어지는 중이야
있는 그대로를 변화시키기는 힘들어 달리는 기관차는 멈추기가 힘들지
달리면 달릴수록 쉽게 느껴지거든.
멈춰있는 상태에서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 또한 매우 힘들지 내가 가진
생각이 확고하게 뿌리박혀 있으면 있을수록 다른 가능성을 불가능으로
만들어버리지.
고정관념을 벗어난 일탈. 궤도를 벗어나 우주로 달려갈 수 있을까?

# 나는 왜 눈이 두개일까?
박쥐는 보지 않는 걸 선택한 걸까? 더 잘 듣기 위해서 보는 걸 포기한 걸
까? 아니면 어느날 갑자기 볼 수 없어진 걸까? 혹은 우리가 모르는 방법
으로 보고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