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김이박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삶이 달라질 거라고 믿었다.
그리고 언젠가 학교는 분명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고 한참을 지나서도 달라지지 않는 학교를 확인할 때마다 김이박은 절망했다.
스쿨미투의 목소리가 들리던 어느 날, 김이박은 문득 고등학교 때를 기억한다.
늘 아프게 복기하는 방식대로 또는 좋게만 추억하던 대로.
온통 끊어진 채로 쏟아져 내리는
아니 솟구쳐 오르는 기억들을 따라가는 김이박들에게 기억은 무엇을 일으키고 있는 걸까.

김이박은 1992년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김이박은 2008년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김이박은 2020년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우리는 베개처럼 닿아있고, 현재를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