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사물’의 사전적인 의미는 ‘물질세계에 있는 모든 구체적이며 개별적인 존재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이번 공연에는 물질세계에 있는 모든 구체적이며 개별적인 존재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탐구를 통한 각 창작자들의 수많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무수한 사물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잠시 멈춰 그 사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사물이 말을 걸어오는 것만 같다. 사물에 대한 각자의 기억에서 나온 이야기부터, 함께 사물을 만났던 탐구의 과정, 사물 자체가 가진 고유의 물성, 사물로 이상한 짓 해보기 등 우리의 공연은 수많은 시도의 총합이다. 그 총합으로 이루어진 광범위하고 무한한 사물의 세계가 극장이라는 곳에 펼쳐진다. “당신의 사물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나요?”

줄거리

내 스탠트는 단순히 전구나 전등갓, 혹은 연철로 된 받침대가 아니다. 내 스탠드는 책상과 책들, 탁자를 비추는 어떤 능력이며, 나의 밤샘 작업을 밝게 만드는 미묘한 사물이다. 그 스탠드가 내 책상과 내 작업실에서 분리되어 어느 매장의 수많은 사물 틈에 놓인다면 존재 의미는 근본적으로 소멸될 뿐 아니라 더는 내 스탠드가 아니게 된다. 내 책상에 놓인 펜, 담뱃대는 물론 옷과 집은 곧 나 자신이다. ? 장 폴 사르트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사물과 함께하고 있다. 당신은 아마 모니터 액정 너머로 이 글을 읽고 있을 것이다. 이 공연은 사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연극이라고 규정짓기엔 애매한, 전시라고 칭하기엔 사소한 것들의 나열이라고 할 수 있다. 움직이는 사물, 움직이지 않는 사물, 움직이는 줄 알았는데 멈춰있는 사물, 멈춰있는 줄 알았는데 움직이는 사물, 뜨거운 사물, 차가운 사물, 딱딱한 사물, 부드러운 사물, 딱딱하지만 따뜻한 사물, 부드럽지만 차가운 사물 등 사물의 다양한 세계를 라이브 카메라, 열감지 카메라, 도르레 장치, 내시경 카메라, 그림자, 빛, 소리, 영상, 인형 등의 다양한 표현방식으로 보여준다. 사물의 사전적 의미는 ‘물질세계에 있는 모든 구체적이며 개별적인 존재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지금 여기서 그 세계에 대한 무언가들이 작게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