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체홉, 오늘날까지 이어온 고전의 품격
체홉의 희곡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무수히 공연되어지고 있는 작품.
연극인으로써 역사적으로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세계적 작가의 희곡을
공연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고 백번 양보해도 한번쯤 해볼 가치가 있다.
체홉은 왜 그리 많이 회자되고 오늘날 연극인들을 지배하는가?
고전은 고전이라 불리는 까닭이 있다. 인간의 근원적 문제에 대한 질문, 또는 발견.
인물에 대한 작가의 깊은 사유, 이것은 겹겹이 쌓인 등장인물의 삶을 보여준다.
속도와 변화의 시대에 한번쯤 되짚어봐야 할 고전의 가치.

갈매기는 재미있다!
체홉의 작품은 흔히 “극적 사건이 상실된 일상의 나열”이라고 말한다.
그 일상의 나열 속에 숨어있는 인간의 삶을 발견할 때 체홉 작품의 우수성이 드러난다.
그러나 갈매기는 그 어떤 작품보다 극적이고 긴장감 있다.
인물의 관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고 그들의 말은 잔뜩 부풀어 오른, 계속 부풀어 오르고 있는 풍선 같다. 시종일관 궁금증을 자아내며 주시하게 한다.
또한 갈매기는 “골 때리는” 코미디다.
체홉의 위트는 정말 의외다. 그는 고뇌하는 지식인이라기보다는 짓궂은 낭만주의자다!
아르까지나와 뜨레플레프의 투닥거림을 보면, 오늘날의 시트콤이다. 게다가 나머지 등장인물들은 또 어떤가!
샤므라예프는 아르까지나 앞에서 계속 다른 여배우를 애기하고, 유명 소설가인 뜨리고린의 관심사는 낚시다. 서로들 이 사람을 사랑하지만, 저 사람을 좋아한다. 막장 드라마. 마지막 죽음만 없다면, 갈매기는 완벽한 코미디다!
긴장감과 코미디. 조마조마하지만 웃음이 나온다. 깊은 페이소스는 덤.
체홉 작품이 얼마나 재밌는지 보여주고 싶은 욕망.
기존 체홉작품에 대한 전복? 아니다. 텍스트에 대한 충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