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이 작품의 원작은 1976년 스페인에서 발표된 아르헨티나 출신 소설가 마누엘 푸익(Manuel Puig, 1932-90)의 작품 [거미여인의 키스]다. 원작은 1985년, 아르헨티나 출신 영화 감독 헥토르 바벤코에 의해 영화화 되어, 칸 영화제 비평가 상을 비롯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또한 1992년 뮤지컬로 제작되어 캐나다 토론토에서 초연되었으며,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1993년에는 토니상 작품상을 비롯한 7개 부문을 석권한 바 있다.


본 작품 [보드빌 거미 여인의 키스]는 원작 소설을 모티브로 하여 보드빌(vaudeville, 16세기 프랑스에서 발전한 노래와 춤, 촌극을 융합한 공연형식, 19세기 미국에서 유행하며 대규모로 발전하였다) 형식으로 각색되었다. 아르헨티나의 감옥이라는 원작의 배경을 삭제함으로써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배경을 설정하고, 원작의 플롯 또한, 한국의 관객 정서에 맞게 수정을 가함으로써 다양한 공감대의 형성을 시도하였다. 또한 보드빌 형식에 걸맞은 노래와 춤의 삽입이 인물들의 현실과 환상 사이의 극적 공간을 채워줌으로써 두 인물의 인간적인 교감을 이미지와 사운드를 통해 표현하고자 한 작품이다. 또한 원작에서는 영화 이야기를 통해 보이던 두 인물 사이의 감정의 교류를 좀 더 생활적인 영역까지 끌어내려, 라디오와 음식, 오페라 등의 오브제를 활용하여 인간적인 교감의 형식 다양한 관점에서 표현하려 노력했다.


작품의 주제에 있어서는 원작이 종종 퀴어 문학으로 인식되는 반면, 본 작품은 전혀 다른 배경과 사상을 가진 두 인물이 서로를 하나의 인간으로 이해하며 인간적으로 교감하고, 더 나아가 남성 속에 숨겨진 여성성을 발견하고, 육체적이 아닌, 정신적인 사랑에까지 이르게 되는 인간의, 인간으로서의 이해와 교감에 초점을 두었다.
 

줄거리

군사정부가 집권하고 있는 어느 나라.

감옥에서 한 방을 쓰게 된 게이와 정치범은 처음에는 서로가 불편하기만 하다. 전혀 어울릴 수 없는 듯 보이는 두 사람은 무료함을 잊으려고 시작한 영화이야기를 통해 조금씩 대화를 시작한다. 두 사람의 영화 이야기는 계속되고 영화 속에서 게이는 자신의 행복과 여성상을 그리는 반면, 정치범은 사회와 제도의 부조리를 생각하고 두 사람의 의견은 계속해서 충돌한다.

그러던 중, 게이는 교도소장에게 고문을 받고 고통스러워하는 정치범을 간호하며 두 사람은 서로의 진짜모습을 바라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