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이번 작품은 해롤드 핀터의 [덤 웨이터 (Dumb Waiter)]입니다. 주지하다시피 해롤드 핀터는 부조리 계열의 작가입니다.

2020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신종 바이러스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는 전 세계에 창궐하는 펜데믹(Pandemic)이 되어 기존의 우리 생활과 생명 기존의 가치관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있습니다. 이제 세계는 또 한 번의 위기와 절망을 겪게 되었습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고, 이제 코로나 시대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구분하여 코로나 이후 상황에 대한 새로운 전망을 구상하게 하고 있습니다. 마치 지금의 상황은 1,2차 세계대전을 겪고 난 다음의 부조리주의자의 상태와 비슷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어둠에 둘러싸여 인간의 실체와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전혀 알 수 없으며, 누구도 인간에게 보편적인 가치 기준에 알맞은 행동규칙을 규정해 줄 수 없다는 인식에서 생겨나는 인간의 불안과 절망을 표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관객이 모이는 공연이 쉽지 않은 시대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8월 중순, 한국은 잡힐 수 있을 것 같았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다시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 격상시키면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57년에 나온 작품이지만 지금의 상황과 별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대는 여전히 우리 우리 의지와는 다르게 불투명하고 때론 절망적이고 거대한 큰 통제와 흐름에 우리가 종속되어 흘러가고만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부조리주의자들은 사회의 부조리를 이야기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보다 나은 세상에 대한 희망이 깔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암울한 시대에 암울한 연극을 하고 있느냐고 할 수 있겠으나, 그래서 연극은 시대의 반영이고, 우린 그 속에서 다시 희망을 써 나갈 것이라 여겨집니다.

줄거리

조용하고 외딴 곳에 위치한 어느 한 집의 지하, 킬러 벤과 거스가 대기하고 있다. 둘은 꽤나 오랫동안 함께 활동한 킬러 팀이다. 창문 하나 없는 낡은 지하실에서 벤과 거스는 정체 모를 누군가를 제거하려 기다리고 있다. 상부의 지시로 이곳에 왔고 누군가를 제거하라는 지시만 받았을 뿐 그 사람이 누구인지 왜 제거해야 하는지는 알 수 없다.
평소와 다름없던 시간을 보내던 벤과 거스였는데, 갑자기 거스가 벤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 사소한 질문에서 시작한 거스의 질문은 점점 자신들이 맡은 임무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기 시작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