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2020년 현재, 남산예술센터는 존폐 위기에 놓였습니다. 우리는 역설적이게도, 사라질 위기에 놓인 공공극장 남산예술센터의 ‘대부흥’을 기원하는 제의를 치르고자 합니다. 우리 사회의 공론장을 자처하던 공공극장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존재해야 하는지, 어떻게 본래 모습을 회복하여 ‘대부흥‘을 이룰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이에 우리는 빼앗긴 시간과 장소, 몫을 되돌려 받기 위한 무대인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를 준비합니다. 기독교에서는 과거의 죄를 뜨겁게 회개하고, 새로이 거듭날 것을 격하게 다짐하는 ‘대부흥성회‘를 열어 사람들 마음에 불을 지피곤 했습니다.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는 모두를 위해 존재하겠다던 본래 약속을 저버리고 권력에 힘입어 사욕을 채웠던 역사를 참회합니다. 그것은 극장의 역사이자, 기독교의 역사이며, 공동체의 역사입니다.
우리는 이 부끄러운 죄를 벗고 거듭나기 위한, 사랑과 평화를 회복하기 위한 시간을 마련합니다. 모두를 위한 곳의 진짜 주인을 찾기 위해 무대를 엽니다. 공동체에서 쫓겨나고 밀려난 사람들이 이 무대의 주인공이 됩니다. 한국 기독교의 보수화와 혐오의 계보를 짚어보고, 퀴어 예수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퀴어 해방과 만민평등을 외칩니다.
극장을, 기독교를, 공동체를 되돌려 받기 위해. 불의와 억압이 지배해 온 이곳을 정의와 해방의 무지개가 흐르는 곳으로 부흥시키기 위해. 모두 모이십시오. 사랑과 평화, 은혜와 평등의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만나는 날까지 모두 건강, 행복, 샬롬이 함께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