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아버지의 허리에는 허리띠 조인 흔적이 변색되어 남아 있었다. 그렇게 아들로써 가장(家長)으로써 자신의 허리를 조으고 조으면 살아오신 것이다. 아버지의 발에는 굳은 살이 배고 핏줄이 검다. 그렇게 나를 위해 천걸음, 만 걸음을 디뎌 온 것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도 몰라줘도 온몸으로 지켜낸 주름진 이름 ‘아바, 아버지’. 연극 <아바, 아버지>는 그 분들을 위한 부끄러운 헌시(獻詩)이다. 드라마가 강해질수록 어떤 아버지가 생각난다. 죽을 줄 알면서 세상에 아들을 보내야 했던 그 아버지. 그 분이 우리에게 약속한 역할이 “아바, 아버지”다.

줄거리

부분치매증 노인 최돌석은 아들집에서 천덕꾸러기로 지내고 있다. 배변장애와 악취 때문에 집안은 조용할 날이 없고, 격분한 아들은 최돌석을 대공원에 유기하기로 결심한다. 최돌석은 상황을 깨닫고, 금이빨 2개를 몰래 벤치로 뽑아 놓아두고 집을 나선다. 피투성이 입으로 치매 ‘연기’하던 최돌석. 아들의 마지막 뒷모습마저 사라지자, 탈진해서 쓰러진다. 그 가슴 아픈 꿈속으로 최돌석의 파란만장한 과거가 밝혀지는데....아들 같은 유기견 “웅이”가 그 이야길 끝까지 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