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한국의 베케트, 박조열의 <오장군의 발톱>

기존의 사실주의 극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양식을 선보이며 한국의 베케트로 평가 받았던 극작가 박조열의 대표작으로 한국전쟁 당시 최전방에서 복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혈육,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평화에 대한 간절한 열망'을 담고 있다. 1974년에 발표된 이작품은 이듬해 자유극장이 명동 국립극장(현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을 준비하였으나 공연불가 판정으로 결국 막을 올리지 못했다. 14년만인 1988년 비로소 무대에 첫전을 보인 <오장군의 발톱>은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전국연극제 최우수상 등 주요 연극상을 수상했고, 국내 분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모아 2008년에는 일본 도쿄 기노쿠니야 홀에서 우리우마사미의 연출로 공연되기도 했다. 초연을 준비했던 명동예술극장에서 35년만에 선보이는 <오장군의 발톱>은 박조열 희곡의 힘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한국 현대연극 풍경 첫 번째, 이성열 연출이 만드는 동화적 상상력에 기초한 서사적 그림동화

<오장군의 발톱>은 명동예술극장이 20세기 한국연극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주요 희곡들을 21세기의 새로운 감각으로 무대에 올리는 기획시리즈 '한국현대연극풍경'의 출발을 알리는 공연으로 서울연극제 연출상, 백상예술대상, 김상열 연극상, 올해의 예술상 등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아온 이성열이 연출을 맡았다. 이미 <봄날>, <여행>, <그린벤치> 등을 통해 인간과 역사에 대한 통찰력과 깊이 있는 희곡 해석을 기반으로 탁월한 연출력을 선보여온 이성열 연출은 <오장군의 발톱>을 아이러니와 대조의 미학을 활용한 서사극적 코미디로 해석하면서 2010년 관객들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고향의 자연 속에서 한없이 순수하고 자유로웠던 오장군이 군대라는 거대 조직 속으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의도치 않은 충돌과 사건들 속에서 관객들은 터지는 웃음이 남기는 아릿한 여운을 맛보게 될것이다.

줄거리

순박 청년 오장군, 군대에 가다 꽃과 나무가 걸어 다니고 소와 새가 얘기하는 평화로운 고향마을. 어머니와 사랑하는 꽃분이, 그리고 황소 먹쇠와 한없이 따사로운 봄날을 즐기던 오장군에게 느닷없는 편지 하나가 배달된다. 내일까지 입대하라는 징집 영장, 군대의 기준으로 너무 어리석고 너무 순진하고 너무 정직하고 너무 겁쟁이인 오장군의 좌충우돌 고군분투 군대 생활이 시작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