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익숙한 소재로 관객들과 소통하는 이경옥 무용단!
‘이경옥 무용단’은 1996년 창단 이후, 다양한 무대를 통해 ‘쉽고 재미있는’ 무용 작품을 선보이며 무용 장르의 대중화에 힘써왔다. <장화홍련> <춘향사랑놀음>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시소게임> <분홍신> 등 익숙한 전래동화 및 설화를 모티프로 차용하되, 이색적이고 창의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실에 맞게 재구성한 작품들을 무대에 올리며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고루 받아왔다.
2005년 <춘향사랑놀음>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수여하는 ‘올해의 예술상’을 받은 이경옥 무용단은 200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전문단체 집중육성지원’, 2009년 ‘서울문화재단 공연장 상주예술단체’로 선정됨으로써 꾸준한 장작활동의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경옥 무용단’의 신작 ‘<안데르센 ? 그 몇 가지에 대한 대화>는 수많은 안데르센의 작품 중에서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며 끊임없이 이야기되는 몇 가지 에피소드를 안데르센과 그가 창조한 등장인물들을 대표하는 <분홍신>의 카렌이 대화를 통해 관객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작품으로 창조된다.

최정상급 스태프들의 조우!
기발한 상상력과 특유의 해체와 변용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안무가 이경옥,
간결성과 극장성을 압축시킨 미니멀리즘 무대를 실험하는 무대 미술가 이태섭,
독특한 스타일의 그래픽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팝 아티스트 마리킴,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비주얼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미디어 아티스트 최종범,
탄탄한 구성력과 다양한 음색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작곡가 김민경,
하이테크놀로지와 컨트롤러리즘 활용이 돋보이는 DJ?작곡가 SOO LEE

<안데르센 ? 그 몇가지에 대한 대화>는 최강 스태프진이 선보이는 협업으로 관객들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 팝 아티스트 마리킴 작품이 4월 19일~24일 서강대학교 메리홀 로비에서 전시된다.

안무의도
우리는 항상 이야깃거리(소재)를 가지고 대화한다.
주인공과 구성은 조금씩 다른 것 같지만, 세대를 넘어 회자되는 이야깃거리에는 항상 우리가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
악에 대한 응징, 고난 끝에 찾아오는 행복, 그리고 선한 자들의 통쾌한 승리.
우리는 언젠가부터 시리도록 처절한 현실보다는 부드럽고 유연한 상징을 말하고 전해 듣는데 더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삶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또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또 무엇인가? 수많은 반목과 화해로 이루어져 있는 삶 속에서 우리는 상처를 주는 자와 그 상처를 치유하는 자가 많은 순간 일치한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또, 세상에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치가 전환되는 드라마틱한 반전이 많다.
우리 삶을 가장 원초적인 시각으로 풀어낸 것이 바로 동화가 아닐까?
복잡하지도, 그렇다고 단순하지도 않은 짧은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어린아이의 순진한 상상력과 어느 노인이 한평생 품고 살아온 삶의 회한까지 함께 읽어낼 수 있다.
그래서 안데르센이 세상에 던져놓은 동화는 기나긴 세월이라는 시간 속에서도 여전히 우리 삶에 유효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어린 시절 머리 속에 그려내던 장면들이 재미를 위한 것이었다면 어른에게는 인간사회가 풀어내지 못한 천년 과제에 대한 화두를 던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동화는 사회병리학적으로도 가치가 뛰어나다.
‘이경옥 무용단’의 신작 ‘<안데르센 ? 그 몇 가지에 대한 대화>는 수많은 그의 이야기 중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며 이야기되는 몇가지 에피소드를 안데르센과 그가 창조한 등장인물을 대표하는 <분홍신>의 카렌의 대화를 통해 관객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작품으로 그리려 한다.
무대를 높게 세워 안데르센과 카렌, 둘만의 대화의 방을 연출한다. 여기에 팝 아티스트 마리킴의 독특한 그래픽 작품들 속 이미지를 해체하여 미디어아티스트 최종범을 통해 영상으로 보여질 것이다. 무대 밑에서는 안데르센 동화 주인공들이 각자의 입장을 춤으로 표현한다.
영상과 무용수의 움직임이 잘 어우러져 마치 상상의 세계와 현실을 넘나들며 결코 평범하지 않은 달콤쌉싸름한 또 다른 판타지의 세계를 연출한다. 때로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만화를 즐기고 있는 장면들도 연출된다

줄거리

1) 프롤로그
대부분의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현실의 삶에서 모티프를 찾고, 많은 경우 그 이야기 속 주인공은 실제로 작가 자신일 때가 많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동화 <그림자>는 작가 안데르센이 이중적일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안데르센은 어두웠던 자신의 현실을 억지로 외면하며 밝은 이야기를 써내려 가야 했고 하나의 몸 속에 서로 다른 이질적 사상과 감정을 품고 살아야 하는 자신의 모습을 동화 <그림자>를 통해 마치 자화상처럼 그려내었다. 안데르센의 만들어낸 동화 속 주인공들은 안데르센 자신의 모습이었다. 항상 외면하고 싶었던 그림자 속 자신의 모습.
동화 <그림자>에 묘사되어 있는 가느다랗고 긴 손, 정갈하게 가르마 타진 머리, 하나도 빠짐없이 닫혀진 와이셔츠의 단추는 너무도 청교도적이기에 그 안에 갇혀 있는 또 다른 자아의 숨막힘을 추론하게 한다. 화해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서로 다른 대립하는 두 개의 자아는 결국 그 하나를 불태우기에 이른다. 남은 하나는 이제 떠나간 하나가 남긴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2) 이야기 속으로
안데르센과 카렌은 각기 다른 위치에서 서로에 대한 대화를 시작한다.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싸우며, 그로 인해 괴로워하는 안데르센.
그의 내면에는 불안감과 자괴감, 그의 외면에는 출세욕과 허영심이라는 모순적인 감정이 공존한다. 아무리 분칠을 더해도 되찾을 수 없는 젊음을 갈망하는 카렌.
젊음에 대한 끝없는 욕망을 불태운다.

3) 안데르센의 캐릭터들 ? 카렌을 통한 소통
안데르센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빙의된 카렌을 통해 그들의 입장을 항변한다.

- 아름다운 목소리 포기하고 인간의 모습으로 변화한 <인어공주>
- 카렌의 허영과 욕심 때문에 생긴 <분홍신>
- 냉혹한 주위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죽음을 맞이한 <성냥팔이 소녀>
- 왕비의 욕심 인해 공주를 버리고 왕자들을 백조로 만들어 버린 <야생백조>
- 자기들과 모습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따돌림당한 <미운 오리새끼>
- 손길이 닿으면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들고 얼음 파편을 일으켜 사랑을 마비시키는 <눈의 여왕>

4) 안데르센의 이야기 속에 악이 등장하는 이유
안데르센의 모든 작품에 존재하는 악의 근원은 인간 모두에게 악한 본능이 조금씩은 존재한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즉, 세상은 치열하게 싸워 승리를 쟁취하는 자만이 살아 남는다는 힘의 논리에 좌우된다. 단지 안데르센은 승자와 패자 그 누구에게도 무게 중심을 두지 않을 뿐이다. 왜냐하면 안데르센은 양면의 세계를 즐기기 때문이다. 안데르센이 담아낸 악의 근원은 시간이 흘러도 결코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