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현악 앙상블만으로 이루어진 정기공연. ‘일뤼미나시옹’은 1940년 초연되어 작곡가 브리튼에게 일약 국제적인 명성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다. 현악 오케스트라 편성에 아르튀르 랭보의 시와 산문으로 구성된 가사를 담고 있다. 제목 ‘일뤼미나시옹 Les Illuminations’(‘채색된 삽화’라는 뜻)은 랭보의 미완성 산문시집 제목에서 따온 것으로 랭보의 전 연인이자 작가인 폴 베를렌이 제안한 것이다. 오늘날은 테너에 의해 더 자주 불리지만(브리튼이 자신의 연인이었던 피터피어스와 함께 협연했기 때문일 것이다) 브리튼은 애초에 소프라노를 염두에 두고 작곡했다고 한다. 브리튼 전기 작가 데이비드 매튜스 또한 ‘이 노래는 소프라노의 음성으로 들어야 더 감각적’이라 평했다. 서울시향 공연에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소프라노 임선혜가 함께 한다.
브리튼의 성악곡을 사이에 두고 이 날 공연은 두 편의 감미로운 세레나데가 펼쳐진다. 첫 곡은 브리튼과 동향 출신의 작곡가인 에드워드 엘가의 세레나데로, 엘가가 결혼 3주년 기념선물로 아내 캐롤라인 앨리스를 위해 쓴 곡이다(그러나 정작 작품은 오르간 제작자였던 에드워드 윈필드에게 헌정됐다).작곡가로서 명성을 얻기 이전인 1892년 34세에 완성한 곡으로, 엘가 본인 스스로 만족을 느낀 최초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작곡가의 손길에 다듬어진 현의 소리들이 매우 서정적이고 자연스러우며 섬세하다. 엘가의 세레나데보다 약 10여년 일찍 완성된 차이콥스키의 세레나데는 본인의 교향곡보다도 더욱 유기적으로 탄탄하며 균형미가 넘치는 고전주의적인 감각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