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게 되었다.”
소설이나 영화의 도입부가 아니다. 누구나 알듯 현실이다. 어느 날 갑자기 닥친 이 재앙의 상황은 ‘언택트’를 ‘뉴노멀’로 만들었다. 당장에 극장은 멈추었고, 공연은 여론의 비난을 감수하며 겨우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극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연극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SF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현실이 SF다. ‘SF연극제’라는 타이틀을 보는 순간, 떠오른 것은 ‘지금’이다. 이 ‘극단적’인 상황. 실제 작품이었다면 개연성 없다고 비판받았을지 모를 황당한 전개. 그렇다면 끌어 안아보자. 지금을 말해보자. 연극이 ‘시대의 정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이곳에서 해야 할 이유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각자의 생존 확인을 시작으로 우주로도 나가보고 미래로도 가보는 일종의 SF 모험극, 그러나 이것은 엄연한 현실이기에 다큐연극, 그래서 어쩌면 이것은 <극단적 연극>.
줄거리
ep1 코로나 시대의 연극
배우 각자가 코로나19가 발생하고 각자 어떤 경험을 했는지, 어떻게 연극을 했는지, 그래서 어떻게 생존했는지를 말한다. 물론 의외의 지점도, 언택트가 일상이 되어서 좋았던 점이나 상황에 적응되면서 편해진 것들도 말한다. 그새 바뀐 문화.
코로나19가 발생하고 힘들어진 사람들의 상황을 무대에서 발화한다. 소외되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상황이 장기화될수록 어려워지는 것은 없는지를 말한다. 당사자의 목소리를 직접 옮길 수도 있다.
<고도를 기다리며>. 우리에게 고도는 펜데믹의 ‘종식’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그것을 하염없이 기다리게 될 것인가. 우리는 무대에서 어떻게 기다려야 하는가.
ep2 리얼리티 쇼 ‘지구는 지금’
‘지구는 지금’은 시청률 높은, 전 우주의 시청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보는 리얼리티 쇼 이다. 물론 이것은 흥행을 위해 작가들이 붙어 있는 엄연한 픽션이고, 당사자인 인간들은 자신이 쇼의 출연자임을 모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떨어지는 시청률 때문에 고심이 많아진 제작진은 쇼의 존폐 여부를 놓고 시청자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는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한다. 각각의 별에서 온 열혈 시청자들은 예수의 부활 이벤트와 세계대전 시즌1,2 이벤트 이후 쇼의 전개가 개연성이 없음을 지적한다. 특히 SNS 개발과 코로나 팬데믹 이벤트를 동시에 발생시킴으로써 사람들이 집에 틀어박히기만 하는데 무슨 재미가 있느냐고 따진다.
과연 <지구는 지금>은 새로운 이벤트를 벌이며 유지될 것인가, 아님 폐지될 것인가!
ep3 박물관의 그들
가까운 미래. 젠트리피케이션과 관객 몰이의 실패로 결국 대학로는 망했다. 정부는 이곳을 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결국 대학로에는 거대한 ‘연극 박물관’이 들어선다.
연극 박물관에서 도슨트로 근무하는 여자에게 어느 날 남자가 찾아온다. 두 사람은 15년 전, 대학로에서 함께 작업을 하던 동료이자 그 이상의 어떤 관계이기도 했다. 남자는 여자에게 다시 작품을 하자고 제안하지만, 여자는 거절한다. 두 사람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