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믿고 보는 캐스팅! 정동환, 김소진, 이경미 출연 연극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세종문화회관(사장 김성규)이 2021 세종시즌컨템포러리S 프로그램으로 선보이는 연극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가 캐스팅을 공개했다.

컨템포러리S는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2018년 10월 개관)에서 선보이는 실험적 작품을 위한 기획 시리즈 프로그램이다. 2019 <김주원의 탱고발레>와 2020 <김설진의 자파리>를 연달아 무대에 올리며 많은 호평을 얻었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는책과 음악상 수상한 파스칼 키냐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주인공 시미언 피즈 체니는 미국 뉴욕주 제너시오의 성공회 사제로 사제관 정원에서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를 기보한 최초의 음악가이다. 그는 아내와 사별한 뒤, 아내가 사랑했던 사제관 정원의 모든 사물이 내는 소리를 기보하는 것으로 아내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승화시키고자 했던 실존 인물이다. 시미언은 정원에서 들리는 새소리, 물 떨어지는 소리, 옷깃에 이는 바람 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음악의 영역으로 확장시켰다.

 시미언, 딸 로즈먼드, 그리고 내레이터가 등장하는 3인극으로 전개되는 연극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는 죽은 아내에 대한 시미언의 사랑과 그리움을 풍성한 음악과 시적으로 직조된 언어, 그리고 아름다운 무대를 통해 구현된다.

 극중 시미언 역은 드라마, 영화 등 장르 불문 활약하는 믿고 보는 배우 정동환이 맡았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태풍기담>, <햄릿>, <하이젠버그>부터 최근 <신곡-지옥편>까지 연극 무대에서도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하고 그녀가 아끼던 정원을 가꾸며 그 안의 모든 소리를 음악으로 남기려는 시미언으로 무대에 선다.

 아름다운 언어로 관객과 주인공에게 말을 건네는 내레이터 역은 배우 김소진이 맡았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 <미성년>, <마약왕> 등에서 신스틸러로 종횡무진 활약하며 연극 <단편소설집> 이후 3년 만에 연극무대로 돌아온 김소진 배우는 시미언의 음악인 듯, 때로는 극중 인물인 듯, 혹은 그들의 내면인 듯, 신비로운 내레이터 역할을 선보인다.

 딸 로즈먼드 역에는 <헤롤드와 모드>, <메리제인>, <인형의 집, Part 2> 등 다양한 작품 속에서 다채로운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배우 이경미가 출연한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했지만 밝고 사랑스러운 딸 로즈먼드와 시미언의 죽은 아내인 에바 역까지 1인 2역을 소화할 예정이다.

 연극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는 캐스팅만큼 화려한 제작진으로도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모으고 있다. 연극과 뮤지컬, 클래식과 오페라 등으로 장르를 넘나들며 관객과 만나고 있는 오경택 연출과 이진욱 작곡가, 황정은 작가가 참여한다. 
 시미언이 당시 기보한 자연의 소리를 바탕으로 작곡된 음악도 관람 포인트다. 섬세한 악기구성으로 작곡된 음악과 이머시브 사운드 효과를 활용하여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줄거리

사제관 정원의 새소리와 물소리, 바람소리를 악보에 기보하며 살아가는 시미언 피즈 체니는 28년 전 딸을 출산하다가 사망한 아내 에바를 잊지 못한다. 아내가 사랑했던 정원을 바라볼수록 아내가 그리워지고, 그 그리움은 딸에 대한 원망으로 이어진다. 

결국 시미언은 딸 로즈먼드에게 사제관을 떠날 것을 권한다. 존재하지 않는 엄마의 거대한 그림자에 가려져 자신의 자리는 없다고 생각한 로즈먼드는 사제관을 떠난다. 로즈먼드가 사제관을 떠나 있는 동안 시미언은 정원에 더욱 집착한다.

시간이 흘러 어느 날 중년이 된 딸 로즈먼드가 집에 돌아온다. 하지만 여전히 엄마에게서 벗어나지 못한 아빠를 보게 된다. 그 와중에 시미언은 자신이 기보한 ‘야생 숲의 모든 소리’를 출판사에 투고하지만 번번이 거절된다. 동시에 성도들에게는 사제의 직무에 불성실하다며 비난 받는다. 음악학자에게도, 비평가에게도, 성도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정원의 모든 소리를 악보에 담고, 그렇게 하루하루 늙어간다. 

시미언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한 로즈먼드는 시미언이 세상을 떠난 후 자신의 사비를 털어 그의 악보 <야생 숲의 모든 소리>를 책으로 출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