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매 순간 "우리는 좋은 사람일까?" 질문하며 평생에 걸쳐 스스로에 대해,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세계 나아가 지구에 대해, 아니면 적어도 좋은 의도를 갖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가는 두 남녀의 삶을 담은 연극 <렁스(Lungs)>가 관객과 평단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1년만에 돌아온다. 

무대장치, 조명 등의 미장센 사용을 최대한 절제한 채 두 배우의 연기와 감정, 호흡 만으로 한 커플의 일생에 걸친 희로애락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내는, 배우 예술 그 자체로의 연극적 매력을 선사하는 연극 <렁스>는 영국 작가 ‘던컨 맥밀란(Duncan Macmillan)’의 대표작이다. 2011년 워싱턴 초연 이후 미국, 영국, 스위스 등 세계 각국에서 꾸준히 공연됐고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었던 2020년에도 한국과 싱가폴에서 작품의 생명력을 이어갔다. 런던 전체가 락다운 상태였던 지난 6월, 런던 올드빅 씨어터에서 진행된 9일간의 무관중 온라인 유료 생중계 공연에는 총 69개국의 관중이 관람하며 작품의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2020년 한국 초연 역시 새로운 형식과 시의성 있는 메시지,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대본의 매력과 힘이 인상적인 작품’, ‘비어 있는 무대를 채우는 배우들의 연기가 빛나는 작품’, ‘끊임없이 나 자신과 이야기하게 되는 공연’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도 객석 점유율 90%에 육박하는 성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2021년 6월에 돌아오는 두 번째 무대는 초연 흥행을 견인했던 이동하?이진희?성두섭 배우와 탄탄한 연기력과 자신만의 매력으로 매체와 무대를 오가며 활동 중인 류현경?오의식?정인지 배우가 만나 더 풍성하고 깊어진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고 믿어왔지만, 상대에 대한 이해와 위로에 서툴러 긴 시간을 돌아온 후에야 서로를 이해하게 된 ‘남자’ 역에는 연극 <오만과 편견><클로저>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시그널> 등에서 특유의 우아하고 섬세한 연기로 사랑 받아온 이동하와 연극 <프라이드><나무 위의 군대> 뮤지컬 <펀홈><키다리 아저씨><여신님이 보고계셔> 등에서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 온 성두섭이 초연에 이어 출연을 결정했다. 드라마 <여신강림><하이바이, 마마!> 연극<유도소년><신인류의 백분토론>등 매 작품, 상대 배우와 환상의 케미로 작품에 따뜻한 활력을 불어넣는 배우 오의식이 ‘남자’역에 새롭게 합류한다.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매 순간 갈등하고 부딪히며 성장하는 ‘여자’ 역에는 연극<프라이드><킬미나우> 드라마 등에서 짙은 감성과 사랑스러움을 동시에 보여주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 한 이진희가 초연에 이어 출연을 결정했다. 영화 <아이><기도하는 남자> 드라마 <닥터 탐정><20세기 소년소녀> 등에서 현실적이고 안정된 연기를 선보여온 류현경이 ‘여자’역으로 5년만에 연극 무대로 컴백한다. 또한, 통찰력 있는 캐릭터 분석으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여온 뮤지컬 <마리 퀴리><데미안><난설> 연극 <연필을 깎으며 내가 생각한 것><언체인><추남, 미녀>의 정인지가 합류, 작품의 몰입을 높일 예정이다.

줄거리

“아이 한 명의 탄소 발자국이 얼마인지 알아? 이산화탄소가 자그마치 1만 톤이야.
그건 에펠 탑의 무게라고! 나는 에펠 탑을 낳는 거야.”

지구환경에 대한 박사논문을 쓰고 있는 여자와 음악을 하는 남자가 있다.

‘우리는 좋은 사람이야!’
재활용을 하고, 장바구니를 사용하며, 대형 프렌차이즈 대신 작은 카페에 간다.
양치할 때 물도 안 틀어 놓고, 자전거를 타고, 공정 무역 제품을 구매한다.
뉴스와 다큐를 보고, 좋은 책을 읽으며, 투표를 하고 시위에 참여한다. 
자선 단체에 기부도 하고, 자선기금 마라톤 대회도 나가며
아프리카 에이즈 퇴치를 위한 신용카드를 사용하면서 
스스로 ‘우리는 좋은 사람이야.’라고 안심시킨다.

‘우리는 좋은 사람일까?’
하지만 종종 혹은 자주 비닐봉지를 쓰고, 에어로졸 스프레이를 쓰며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한다. 
아보카도와 베이컨을 즐겨먹고, 생수를 사 마신다.
운전을 하고, 음악을 듣기 위해 자동차 시동을 켜 두고, 텔레비전을 본다.
욕조에 뜨거운 물을 가득 받아 목욕을 하면서
‘우리는 좋은 사람일까?’를 고민한다.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
남자가 여자에게 아이를 갖자고 말한 어느 날 오후부터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에 대한 끝없는 대화가 시작된다.

세계 인구는 70억 명이 훌쩍 넘었고, 
누군가는 포화 상태의 이 지구를 위해 
인구를 늘리는데 기여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말한다.

정말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옳을까?
아니면 아이를 낳아 좋은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옳을까?

도대체 부모가 된다는 게 뭐길래,
이산화탄소, 탄소발자국, 홍수, 쓰나미, 우생학, 입양, 유전, 
그리고 부모를 닮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것일까?

이 거대하고 복잡한 세상에서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