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뉴욕 메트로폴리탄 극장 역사상 최초의 동양인 주역 커플!

지난 2007년 1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는 127년 역사상 최초의 동양인 커플 주역이 탄생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를 링컨센터 무대에 올리면서 남녀 주인공으로 각각 소프라노 홍혜경과 테너 김우경을 캐스팅한 것이다. 성악가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한국 출신의 두 성악가가 주역 타이틀을 거머쥔 일은 음악계에 하나의 사건처럼 받아들여졌다. 현지의 한인들은 물론이고 국내의 음악 팬들에게도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일이었다. 두 사람은 이듬해인 2008년 10월, 이번에는 영국 로열 오페라하우스 코벤트가든에서 시즌 공연 <라 보엠>의 두 주역(미미, 로돌포)으로 다시 캐스팅되었다. 홍혜경이 2008년 남편과의 갑작스런 사별로 이 무대에 설 수 없게 되어 다른 소프라노로 대체되긴 했지만, 코벤트가든 역사상 동양인 주역 커플이 캐스팅된 것 역시 최초의 일이었다.

굵직한 세계 오페라 극장 무대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낸 황금의 오페라 커플, 그 두 주인공인 소프라노 홍혜경과 테너 김우경이 유명 오페라 아리아로 국내 관객들을 만나는 귀한 자리를 마련한다. 특히 이 두 사람이 나란히 고국 무대에 함께 서는 것은 처음이기에 음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혜경은 2007년 12월에 성가곡으로 꾸민 크리스마스 콘서트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갖는 내한 무대이기도 하다. 오는 7월 13일 대전을 시작으로, 16일 서울, 20일 울산, 23일 대구로 이어지는 네 차례의 공연을 통해 이들은 국내의 다양한 관객들을 골고루 만난다는 계획이다.

보석 같은 정통 오페라 레퍼토리 선보여

20년 이상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의 주역 가수로 활약해온 홍혜경과 젊은 세대 한국 성악가의 저력을 세계 무대에 보여준 테너 김우경은 이번 공연 무대에서 ‘내 이름은 미미’, ‘그대의 찬 손’, ‘뮤제타의 왈츠’(이상, 푸치니 <라 보엠>),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푸치니 <토스카>), ‘안녕, 지난 날들이여’, ‘파리를 떠나서’, ‘축배의 노래’(이상,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등 보석 같은 정통 아리아들로 프로그램을 꾸며, 음악 애호가와 팬들 앞에 화려한 오페라 음악의 성찬을 차릴 예정이다.

“그녀는 가장 아름답고 서정적인 소프라노 목소리를 가진 성악가” - 플라시도 도밍고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는 메트로폴리탄 무대에서 활동하며 홍혜경을 오랜 세월 지켜본 음악 동료이기도 하다. 도밍고는 홍혜경을 가리켜 ‘가장 아름답고 서정적인 소프라노 목소리를 가진 성악가’라고 찬사를 보냈다. 또한 「뉴욕 타임즈」는 홍혜경에게 오페라 가수로서 들을 수 있는 최상의 영예인 ‘디바’라는 호칭을 부여하기도 했다.
데뷔 초기 홍혜경에게는 ‘동양에서 온 아름다운 미미’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리고 동양인 소프라노라면 으레 그렇듯이 <나비부인>의 쵸쵸상 배역 제의가 자주 들어오곤 했다. 하지만 홍혜경은 목이 제대로 익지 않은 젊은 성악가에게는 무리가 따르는 쵸쵸상 역이나,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같은 배역들을 거절하면서 소리가 무르익는 때를 기다렸다.
1995년 여름, 홍혜경은 고국에서의 독창회를 앞두고 국내 음악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라 트라비아타>는 자신의 목이 완전히 무르익을 때까지 바라보며 기다리는 작품이라고 밝혔는데, 그로부터 9년이 흐른 뒤 비로소 2004년 5월에그녀는 클린턴 대통령 초청 백악관 리사이틀에서 그녀는 워싱턴 D.C. 오페라 극장에서 플라시도 도밍고의 지휘로 <라 트라비아타>에서 비올레타 역을 맡아 8회 공연했다. 배역 선택과 커리어 관리에서 이처럼 철저한 원칙을 지켜왔던 홍혜경은 이번 고국에서의 공연 무대를 통해 <라 트라비아타>의 주옥 같은 아리아 4곡을 한꺼번에 선사한다.

클린턴 대통령 초청 백악관 리사이틀에서 ‘그리운 금강산’ 불러

당당히 ‘그리운 금강산’을 불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03년에 EMI 레이블과 인터내셔널 계약을 맺었을 때에도 전세계에 동시에 출반되는 첫 솔로 앨범에, 유명한 오페라 아리아들을 담는 관례를 깨고 16곡 전곡을 우리 가곡들로 채웠다. 당시 홍혜경은 “한국 가곡처럼 아름다운 노래들이 없습니다. 제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라고 고백했다.

남편과의 사별이란 슬픔을 딛고, 그녀는 2010-2011년 시즌에 다시 오페라 무대에 선다. 오는 4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주역으로 <라 트라비아타>를 공연하며, 5~6월엔 제임스 레바인이 지휘하는 신시내티 오페라단과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를 공연한다. 이 밖에도 2011년엔 메트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카르멘>, <시몬 보카네그라> 등의 작품 출연제의를 받은 상태이다.

메트에 주역 데뷔한 최초의 한국인 테너

테너 김우경은 최초로 메트 무대에 주역으로 발을 디딘 한국인 테너 가수이다. 플라시도 도밍고로부터 ‘그의 테크닉은 완벽했고, 파우스트 해석은 더 이상 따를 사람이 없을 만한 것이었다.’라는 찬사를 받았던 김우경은 힘이 있으면서도 대단히 윤기 있고 결이 고운 미성을 지녔다.
한양대 성악과에서 신영조 교수를 사사한 후 독일로 건너가 독일 뮌헨 음대를 졸업한 그는 2001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벨베데레 국제 성악 콩쿠르, 200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프란시스코 비냐스 국제 콩쿠르, 2004년 플라시도 도밍고 오페랄리아 국제 성악 콩쿠르, 그리고 핀란드 헬싱키의 미르얌 헬린 국제 콩쿠르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면서 국제 음악계의 뜨거운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이 해에 독일 공영방송 ZDF와 프랑스 음악 전문 TV채널 ART, 이탈리아 RAI TV가 공동 제작한 프로그램 "세계의 젊은 음악가들" 중의 한 명으로 선정되어 "2004 내일의 별들(Stars von Morgen)"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주목을 받았다.

김우경은 2006년 8월 미국 뉴욕의 센트럴 파크에서 열린 <라 트라비아타> 야외 공연에 출연하고, 세계 3대 오페라단인 뉴욕 메트로폴리탄과 영국 로열 오페라하우스(코벤트가든) 무대에 성공적으로 주역 데뷔를 했으며 이후로 화려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홍혜경, 조수미, 신영옥 등 여성 소프라노들이 세계 무대에서 걸출한 행보를 보여줄 때, 두각을 나타내는 테너의 부재를 아쉬워했던 음악 팬들은 김우경의 등장을 반기며 앞으로의 활동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2010-2011 시즌에 김우경은 뮌헨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와 <라 보엠>을, 영국 코벤트가든 로열 오페라와 함께 <리골레토>를 공연하며, 드레스덴 젬퍼 오페라의 <파우스트>와 <가면무도회> 등에 출연할 예정이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역사에 새로운 자취를 새겨 넣은 황금의 오페라 커플, 홍혜경과 김우경의 첫 고국 듀엣 무대는 다채롭고 풍성한 오페라 아리아의 향연이 될 것으로 많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