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1964년 우리나라는 근대역사상 처음으로 해외 파병이라는 첫 장을 열게 된다. 
1950년 북한군의 불법남침으로 발발한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도와준 참전 16개국에 대한 보답일 뿐 아니라 국제적인 지위 향상에도 일조가 된 베트남 참전은 그 외에도 그 당시 세계에서 최하위 빈곤 국가였던 우리나라를 개발도상국 대열에 끌어 올리는 발판이 되어 주었다. 또한 미국 측의 여러 방면으로의 경제 지원으로 인해 오늘날 눈부신 국가 경제발전의 초석이 되었고 세계평화의 수호군 으로서 소임을 다 했다는 자부심으로 멋지게 역사책에 마침표를 찍었다면 좋으련만……. 실은 그게 다가 아니다. 우리가 한국 전쟁 당시 북한을 소련의 꼭두각시라고 불렀듯이 베트남에선 베트남 전 당시 월남 사이공정부를 미국의 꼭두각시라고 부르고 있다. 북한이 우리를 부르기도 마찬가지이다. 어찌됐던 전쟁은 인간을 황폐화시키고 민간인이던 군인이던 간에 상처를 입게 마련이다. 전쟁의 트라 우마 에서 벗어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 여정인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지금의 우리로서는 상상조차 못할 것이다. 그런 우리가 진정으로 해야 할 것은 전쟁으로부터 피해 받은 분들을 가슴 깊이 어루만지는 것이고 왜 그런 전쟁이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제대로 알고 후세를 교육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 다른 비극의 쳇바퀴를 돌리는 어리석은 악순환을 초래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전쟁이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가, 사람의 불꽃같은 욕망으로 시작한 무한한 욕심이 커다란 화염이 되어 포악한 전쟁을 만드는 것인가. 선량한 사람과 악한 사람은 과연 존재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 경계선은 어디인가? 이 글을 쓰면서 수없이 내 자신에게 던진 물음들이다. 잘 모르겠다. 혼돈이다. 나를 비롯한 나의 세대들은 어찌됐던 전쟁이 낳은 좋은 쪽의 결과물로 인해 호위호식하고 있다. 하지만 전쟁의 상처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하나 된 인류로서 이제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그런 화해의 장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줄거리

1960년대 월남 전쟁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세 명의 한국군 이상효, 윤병장, 강중사.
어디선가 날아온 폭탄에 혼자가 된 상효는 베트남 여인 라이를 만난다.
동료들에게 잡혀 포로가 된 라이. 상효는 라이를 몰래 풀어주게 된다.
그들은 또다시 길을 헤매다 어느 마을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갑자기 쏟아지는 “에이전트 오렌지”를 맞게 된다.
본국으로 돌아와 무공훈장을 받게 된 상효는 점점 이상해져만 간다.
그런 상효를 찾아온 “라이따이한”과 마주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