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엉킨 시간, 기억의 파편들
때로 어떤 기억, 상실의 아픔은 애도되지 못하고 애도하는 자를 잠식한다. 셰익스피어 원작 속 햄릿은 미친 척한다. 아니 미쳤다. 무엇이 진실인지 모른다. 햄릿은 우울하고 분노하고 가학적이다. 햄릿은 죽은 아버지를 대상화해 애도하지 못하고, 아버지를 삼켰다. 자신이 아버지가 되었다. 그리고 자신을 가학한다. 거트루드는 죽은 오필리어를 삼켰다. 그리고 그 고통을 감내하지 못하고 서서히 파멸해간다. 결국, 이 공연은 기억을 다루는 얘기이다. 이 공연에서 햄릿, 거트루드, 클로디우스는 자신만의 기억과 고통을 상대하다 그렇게 파멸한다. 셰익스피어의 <햄릿> 대사만으로 재구성한 <햄릿의 비극>은 복수가 아니라 슬픔을, 살인이 아니라 죽음을 이야기하고 슬픔과 죽음에 갇혀 나가지 못하는 세 사람을 통해, '햄릿이 하고 싶지 않았던 그 복수'보다는 서로의 서로에 대한 연민을 보여준다.
몽타주 플레이
기억의 파편을 따라가는 <햄릿의 비극>은 몽타주로 구성되어 있다. 몽타주 공연의 특징은 플롯이 인과적으로 구성되어 있다기보다는 연상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마치 악몽처럼 비약과 연상으로 전개된다.
이러한 구성에서는 관객의 상상력이, 관객의 연상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관객의 주체성과 능동성을 무엇보다 강조했던 포스트모던 문화에서 만들어졌던 마치 마로위츠 햄릿 처럼 이 공연도 관객의 머리 속에서 만들어진다. 하지만 마로위츠 햄릿이 짧은 대사로 템포감 있게 복수의 필요성과 복수를 연기하는 햄릿의 유약함을 강조했다면, <햄릿의 비극>은 셰익스피어 극 속 캐릭터의 긴 호흡의 대사, 심도있는 생각의 전개를 최대한 살려 '기억하는 자들의 고통'을 담아낸다.
또한 마로위츠 햄릿이 원작의 캐릭터의 대사를 그대로 유지한 채 구성만을 바꾸었다면 <햄릿의 비극>은 원작 속 캐릭터들의 대사를 서로 바꿈으로써 각각의 대사는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때로 어떤 기억, 상실의 아픔은 애도되지 못하고 애도하는 자를 잠식한다. 셰익스피어 원작 속 햄릿은 미친 척한다. 아니 미쳤다. 무엇이 진실인지 모른다. 햄릿은 우울하고 분노하고 가학적이다. 햄릿은 죽은 아버지를 대상화해 애도하지 못하고, 아버지를 삼켰다. 자신이 아버지가 되었다. 그리고 자신을 가학한다. 거트루드는 죽은 오필리어를 삼켰다. 그리고 그 고통을 감내하지 못하고 서서히 파멸해간다. 결국, 이 공연은 기억을 다루는 얘기이다. 이 공연에서 햄릿, 거트루드, 클로디우스는 자신만의 기억과 고통을 상대하다 그렇게 파멸한다. 셰익스피어의 <햄릿> 대사만으로 재구성한 <햄릿의 비극>은 복수가 아니라 슬픔을, 살인이 아니라 죽음을 이야기하고 슬픔과 죽음에 갇혀 나가지 못하는 세 사람을 통해, '햄릿이 하고 싶지 않았던 그 복수'보다는 서로의 서로에 대한 연민을 보여준다.
몽타주 플레이
기억의 파편을 따라가는 <햄릿의 비극>은 몽타주로 구성되어 있다. 몽타주 공연의 특징은 플롯이 인과적으로 구성되어 있다기보다는 연상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마치 악몽처럼 비약과 연상으로 전개된다.
이러한 구성에서는 관객의 상상력이, 관객의 연상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관객의 주체성과 능동성을 무엇보다 강조했던 포스트모던 문화에서 만들어졌던 마치 마로위츠 햄릿 처럼 이 공연도 관객의 머리 속에서 만들어진다. 하지만 마로위츠 햄릿이 짧은 대사로 템포감 있게 복수의 필요성과 복수를 연기하는 햄릿의 유약함을 강조했다면, <햄릿의 비극>은 셰익스피어 극 속 캐릭터의 긴 호흡의 대사, 심도있는 생각의 전개를 최대한 살려 '기억하는 자들의 고통'을 담아낸다.
또한 마로위츠 햄릿이 원작의 캐릭터의 대사를 그대로 유지한 채 구성만을 바꾸었다면 <햄릿의 비극>은 원작 속 캐릭터들의 대사를 서로 바꿈으로써 각각의 대사는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줄거리
아버지의 죽음으로 복수를 해야만 하는 햄릿은 그러나 무슨 연유에선지 복수를 미루고 미룬다. 그러다 실수로 폴로니우스를 죽이게 되고 이로 인해 덴마크로부터 추방당해 다른 곳을 떠돈다. 여전히 자신이 저지른 살인과 해야만 하는 복수의 기억은 따라다니고, 두고 온 덴마크의 시간은 햄릿의 여정을 따라, 그의 머릿속에서 점점 엉켜버린다.
햄릿이 떠난 덴마크에서 거트루드는 클로디우스와 행복하지 않다. 왕국의 절반을 계승했지만 왕국은 온전히 그의 것인 적이 없었다. 이제 다시 선택한 새로운 남편과 또 소원해지고 아들마저 떠나가 버린 거트루드는 점점 죽은 오필리아의 기억으로 들어가 버린다. 모두에게 감시당하다 결국 미치고 나서야 자신의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내뱉은 오필리아는 어쩌면 거트루드의 또 다른 기억일지도 모른다.
살인을 통해 가장 열망하는 사랑과 야심을 이뤘지만 클로디우스는 그러나 행복해지지 못했다. 그는 계속해서 왕이 되고 싶었고 거트루드의 남편이 되고 싶었지만, 왕비도 국가도 여전히 그의 것은 아니었다. 클로디우스는 살인의 기억에 시달리면서도, 그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면서도, 여전히 왕비와 덴마크를 놓지 못한다.
다시 햄릿이 돌아왔다. 그리고 폴로니우스의 복수를 맹세하며 레어티즈가 돌아왔다. 주저하는 햄릿을 비웃는 듯 레어티즈는 덴마크를 휘저으며 복수를 선언하고 햄릿은 드디어 모든 것을 마주하고 모든 일을 끝내려 한다. 복수를, 그리고 참회를, 그리고 이 모든 시간을.
햄릿이 떠난 덴마크에서 거트루드는 클로디우스와 행복하지 않다. 왕국의 절반을 계승했지만 왕국은 온전히 그의 것인 적이 없었다. 이제 다시 선택한 새로운 남편과 또 소원해지고 아들마저 떠나가 버린 거트루드는 점점 죽은 오필리아의 기억으로 들어가 버린다. 모두에게 감시당하다 결국 미치고 나서야 자신의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내뱉은 오필리아는 어쩌면 거트루드의 또 다른 기억일지도 모른다.
살인을 통해 가장 열망하는 사랑과 야심을 이뤘지만 클로디우스는 그러나 행복해지지 못했다. 그는 계속해서 왕이 되고 싶었고 거트루드의 남편이 되고 싶었지만, 왕비도 국가도 여전히 그의 것은 아니었다. 클로디우스는 살인의 기억에 시달리면서도, 그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면서도, 여전히 왕비와 덴마크를 놓지 못한다.
다시 햄릿이 돌아왔다. 그리고 폴로니우스의 복수를 맹세하며 레어티즈가 돌아왔다. 주저하는 햄릿을 비웃는 듯 레어티즈는 덴마크를 휘저으며 복수를 선언하고 햄릿은 드디어 모든 것을 마주하고 모든 일을 끝내려 한다. 복수를, 그리고 참회를, 그리고 이 모든 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