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코로나 시대, 하필 지금 이 코로나 시대에 다섯 명의 창작자가 만났다. 
극장 문이 굳게 닫힌 시대, 2미터의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시대,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들이 속출하는 시대, 방에 누워서 공연을 볼 수 있는 시대, 언제는 원하는 장면으로 건너뛸 수 있는 시대, 지겨우면 언제든 공연을 끝낼 수 있는 시대, 그래서 사실 진짜로 만나지는 못하는 시대. 하필 이 코로나 시대에 다섯 명의 창작자가 만났다. 

우리는 왜, 지금, 이 시국에 만나 이 말을 하고 있을까. 코로나 시대에 배우는 관객과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안전한 상태를 만들고 우리는 그저 우리의 말을, 창작을 묵묵히 하고 있으면 되지 않을까, 말없는 말을 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말없는 말은 무엇일까, 이 말없는 말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걸까, 우리는 대면할 수 있을까, 만나질 수 있을까.

코로나 시대에 만난 디섯 명의 창작자가 가진 질문들, 그리고 그들의 말없는 말이 다양한 형식과 다양한 방법으로 여기 나열되고 전시된다. 

줄거리

접근금지 테이프에 둘러싸인 사람, 수천 개의 키보드 알을 쏟아내는 사람, 가닿지 못하는 곳에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사람, 숨쉬는 구름, 요가하는 사람, 자라나는 식물, 머리에서 계속 무언가를 빼내는 사람, 지구를 머리에 이고 걷는 사람, 비닐 숨을 쉬며 서로 만나는 사람, 갑자기 춤을 추는 사람들, 비닐 막에 막힌 채 서로 손을 마주하는 사람, 비닐 막에 막힌 채 서로 눈을 마주하는 사람, 비누방울들, 비닐에 부딪혀 이내 터지고 마는 작고 약한 비누방울들. 그런 것들에 대한 몇 가지의 말없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