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앵콜! 2010 서울문화재단의 공연예술창작활성화지원 기금을 받아 재공연 돌입! - 우리 시대 아버지, 남편의 이야기에 관객들 공감!
극작가 선욱현은 1995년 등단 이후, <절대사절>, <악몽>, <고추말리기>, <장화홍련 실종사건>, <생고기 전문>,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 <의자는 잘못 없다>, 등 20 작품 가까이 발표해 온 중견 극작가이다. 그런 그가 2009년말, 지난 12월에 신작을 내놓았다. 그것도 자신의 <잘못 없다> 연작 시리즈의 완결작이자 새로운 레퍼토리 공연을 꿈꾸는 야심작이라고 자신했다. 한 달여의 초연을 마치고, 많은 관객들과 연극 관계자들로부터 레퍼토리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주인공인 이만근은 우리 시대를 사는 아버지, 남편을 떠올리게 하면서 관객들의 뜨거운 공감을 얻어냈다. 2010년 서울문화재단 정기공모에 선정되어 올해 재공연을 갖게 되었다.

잘못 없다 시리즈, 그 완결작
1997년 <절대사절> (부제:신문은 잘못 없다), 2002년 <의자는 잘못 없다>, 그리고 2006년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부제: 박사장은 잘못 없다) 까지 극작가 선욱현이 <잘못 없다> 시리즈로 연작처럼 써 온 작품들이다. 모두 대도시를 배경으로 배려 없는 사회가 가져오는 인간들의 갈등과 비극을 비판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번 공연 <내 맛이 어때서!>는 그러한 시리즈의 완결작 격으로, 이만근 김밥집을 배경으로 우리 사회가 빚어내는 과도한 욕망이 얼마나 우리 개인을 타락시키고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하는가를 우화적으로 성찰해 보는 작품이다. 그동안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가장 포괄적으로 주제를 드러내고 있다. 바로 자본주의, 고도 소비사회가 가져오는 폐해를 근원적으로 살펴보는 작품이다.

각박한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서로 힘내자고! - 외치는 연극

끝도 없이 추락하는 듯한 우리 경제 - 그 속에 각박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주인공 이만근의 얘기는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니다. 극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오늘 현실에서 김밥집 사장 이만근의 고군분투하는 모습 - 그리고 그 싸움에서 자신을 믿고 일어서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 모두는 우리들의 남편, 우리들의 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 우리 모두의 아픔을 딛고 꿈과 희망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극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만근을 향해 보내는 출연진 모두의 박수는
그래서 객석의 관객에게 보내는 박수이기도 하다.


연출 의도 작품 설명 

개요 - 의미를 가지고 노는 놀이
<내 맛이 어때서!>는 의미를 가지고 노는 연극 놀음이다. 상술! 도덕성이 결여된 상술에선 몹쓸 냄새가 펄펄 난다. 그것을 이 작품에선 <남루>, <누추>한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다. <과도한 욕망> 그 욕망을 채우기 위해 <무슨 짓>이든 허용할 것 같은 이 사회에서 우리 인간은 퇴색하고 물든다. 그 과정을 자유로운 연극적 상상속에 유희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이 드라마는 사실과 판타지, 정통과 비정통이 섞혀있다. 아주 리얼한 삶의 드라마 같지만, 요정이 등장하고 삶을 테잎처럼 앞으로 빠르게 돌리기도 하고, 다시 되돌아가기도 한다. 연극, 무대에서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연극 언어를 총 동원시켜, <의미-주제>가 잘 전달되도록 놀아보자는 것이다.

연출 의도
연출을 맡은 선욱현은 연출을 <그림 만들기>와 <인물 만들기>로 보고 있다. 작가의 텍스트를 비주얼하게 무대 위에 펼치는 것이 연출의 일이요, 또 작가가 인물을 통해 얘기하듯이, 연출은 연기자를 이끌어 얘기해야 한다. 연기자의 인물 만들기 - 그 땀과 창의성으로 연극은 모든 것을 얘기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 그림 만들기가 인물 만들기를 넘어서선 안 된다. 연기자는 죽어있고 연출의 그림만 살아서는 안 된다. 인물이 잘 살아있는 그리고 그 인물들이 맘껏 노는 풍경 - 그 그림이 잘 살아난 연극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작품 주제
주제 - <내 맛이 어때서!>는 건전한 상거래가 아닌 오직 이윤만을 추구하는 천박한 상술이 얼마나 우리 사회와 주변을 병들게 하는 지를 경고하고 있다.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또 나아가 우리 자신이 자신의 모습에 걸맞는, 정직한 자신만의 미덕과 개성으로 세상을 살아가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 몰려가기 좋아하고 쏠림 현상이 심한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을 향해 이제 좀 <개성 있는 건강한 개인>을 추구하자고 말한다. 바로 그러한 도덕적인 고집들이 많아질 때 우리 사회가 더욱 건강해 지고 그게 우리가 추구해야 할 희망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줄거리

배경이 되는 동네에서 10년간 김밥집을 잘 해 온 이만근은 주민들로부터 맛과 인격을 검증받은 나름 훌륭한 가장이다. 그런데 그 이만근 김밥집 앞에 <임실 할머니 김밥>이 들어선다. 일종의 체인점인데 가격도 김밥 한 줄에 사천원을 받는데다가, 맛이 훌륭해 금새 이만근 김밥집은 망하기 직전에 이른다. 더구나 이만근의 아이, 진주는 장애가 있는 아이라 치료비가 많이 들어간다. 결국 위기에 몰린 이만근은 자신의 김밥집 간판을 내리고 결국 임실 할머니 김밥집 체인이 되기로 하는데, 문제는 체인 사업의 특성상, 바로 앞 집 - 본점만 돈을 벌지 자신의 집은 역시 고사 직전에 이르게 된다는 사실이었다. 결국 이만근은 임실 할머니 김밥 맛의 근거지인 전북 임실까지 찾아가는데, 그곳에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임실 할머니 김밥 맛의 근원인 <삭힌 단무지>, 그 단무지를 제공하는 할머니가 원조가 아니었다. 게다가 원조 할머니는 바로 앞집 <오사장>의 어머니였던 것, 고고한 고집 때문에 그 오사장의 어머니는 삭힌 단무지를 팔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이만근은 그 원조 할머니의 단무지를 얻어오는데 성공하고, 임실할머니 김밥 - 원조 간판을 내걸게 된다. 이제 반대로 그 오사장의 체인점이 졸지에 짝퉁으로 전락, 고사 위기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분노한 오사장은 고향으로 내려가 자신의 고향집 단무지 항아리들을 다 부수게 된다. 이만근 사장 또한 이제 난감해진다. 그때 깨닫게 된다. 자신이 어느 새 장사치가 되어 남루해져 있음을! 이제 이만근은 되돌리려 하는데, 자신의 잘못 된 행보를 깨닫고 이만근 김밥집을 하던 순수하고 당찬 모습으로 되돌아가려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