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연출의도

몰리에르의 [스케팽의 간계]는 옹고집이고 인색한 부친이 집을 비운 사이에 돈도 신분도 없는 처녀와 묘한 관계에 있던 두 명의 청년이, 하인 스카펭의 간계로 순조롭게 뜻을 이룬다고 하는 비교적 간단한 줄거리의 갈등 희극이다.
스카펭이 잇달아 책략을 꾸며내어 구두쇠 아버지에거서 돈을 뜯어낸다거나, 그를 자루 속에 넣어 몽둥이로 때린다거나 하는 아주 유쾌하고 변화무쌍한 희극으로서 오늘날까지도 인기리에 상연되고 있다.
그러나 이 극이 300년 이상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무대에서 상연되고 있는 이유는 몰리에르가 사람들을 웃기는 것에서 만족하지 않고 거기에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며 풍속의 비판적 묘사를 통해 인간을 개조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아무리 사람을 웃기는 이 희곡에도 이러한 그의 의도나 주제는 선명히 드러나 있으며 예술적 진실성이 수반되어 있다. [스카펭의 간계]에는 공상에 맡기어 전개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 구성에 아주 확고한 인간 심리의 관찰 내지 파악이 있다.
스카펭의 기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기지가 상대방의 심리를 완전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걸려 드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이 작품을 높이 평가받게 하는 이유이며, 이 극을 관람하는 관객들은 이 공연을 보고 참된 인간에의 길로 가기 위한 자기 개조의 가능성을 발견하며, 또한 그것이 바로 이 공연을 관람한 관객의 기쁨이며 보람일 것이다.

줄거리

때는 17세기, 이탈리아 나폴리. 이미 주위에서는 구두쇠라고 정평이 난 아르강뜨와 제롱뜨에게는 각각 옥따브와 레앙드르라는 두 아들이 있다. 아르강뜨와 제롱뜨가 사업상의 관계로 따랑뜨로 여행을 간 사이 옥따브는 우연히 이아상뜨라는 젊은 여인을 만나게 되어 사랑에 빠지게 되고 레앙드로 역시 돈도 신분도 없는 제르비네뜨라는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아르강뜨는 제롱뜨가 따랑뜨에서 두 번째 부인 사이에 얻은 딸과 옥따브를 결혼시키려 하고 그 소식을 들은 옥따브는 이아상뜨와 헤어질 수 없어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마찬가지로 집시여인을 사랑하게 된 레앙드르 역시 그녀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아버지를 설득할 궁리를 꾀한다. 이때 레앙드르의 하인인 스카펭이 갖은 책략과 간계로 옥따보의 하인 실베스트르와 함께 여행에서 돌아온 두 아버지를 골탕 먹이며 돈을 뜯어내고 몽둥이질을 하는 등 많은 사건을 일으킨다. 하지만 두 아버지와 두 아들, 그리고 두 여인 사이에는 운명적 고리가 얽혀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