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 우리는 30년 전 그.날.을 기억해야 한다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항쟁이 일어난 지 올해로 30년이 된다.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어도
사건의 해석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지만, 젊은 세대들의 무관심 속에서 기억은 조용히 잊혀져 가고 있다.
차마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건이자 통한일지라도 그 날의 기억은 잊을 수도, 잊어서도 안 되는 우리나라 현대사의 한 페이지임은 확실하다. 분명 우리에게는 그.날.을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다.

■ 심각한 사건을 무겁지 않게,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다
연극 <짬뽕>은 짬뽕 한 그릇 때문에 이 모든 상황이 벌어졌다고 믿는 평범한 소시민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19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이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맛깔스럽게 쏟아내는 순박한 사람들...
광주 그 자체가 삶의 터전이었던 그들과 함께 배를 잡고 웃다가도, 단지 짬뽕 한 그릇 때문에 벌어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 앞에 힘없이 주저앉은 그들의 허탈함과 슬픔에 공감해보자!

■ 가족과 일상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다
연극<짬뽕>은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고 마음속에 소박한 꿈을 키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꿈을 쫓는 그들의 모습은 ㄴ마치 여러 가지 재료를 갖추어 영양가가 풍부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입맛을 돋우는, 서민의 음식 '짬뽕' 한 그릇과도 닮아 있다. 입 안이 맵고 얼얼하면서도 가슴 속이 확 풀리는 것 같은 얼큰한 짬뽕 국물 같은인생...

줄거리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았던 그 남자의 평생 잊지 못할 그 날의 기억…
1980년 5월 17일 저녁, 다음날 가기로 한 소풍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들떠있는 춘래원 식구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소풍 갈 준비를 하려는데, 늦은 시간임에도 주문 전화가 온다. 악착같이 돈을 벌려는 주인 신작로는 일을 끝내고 고고장에 놀러가려는 배달원 만식에게 탕수육과 짜짱, 짬뽕을 배달하게 한다. 고고장에 갈 야릇한 복장을 한 채 하기 싫은 배달을 나간 만식은 잠복근무 중인 군인 두 명에게 검문을 당하게 되는데, 군인들은 배가 고프다며 만식에게 배달 가던 음식을 달라고 요구한다. 만식이 돈을 안받고는 못 준다고 버티자, 군인들은 국가의 명령을 무시한다며 만식을 빨갱이로 몰아세운다. 만식과 군인들이 티격태격 몸싸움을 벌이던 중 일병이 철가방에 부딪혀 머리를 다치고, 만식이 던진 철가방에 놀란 이병의 총이 발사된다. 겁에 질린 만식은 줄행랑을 친다.
중국집으로 도망 온 만식이 춘래원 식구들에게 방금 전의 일을 이야기하지만, 춘래원 식구들은 만식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러던 중 TV를 틀자, 광주 지역에 출현한 폭도들이 중국집 배달통까지 동원하여 국군을 공격하는 바람에 국군들이 부상을 당했다는 뉴스 속보가 보도된다. 갈수록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어 가고, 춘래원 식구들은 자신들 때문에 밖의 상황이 벌어졌다고 생각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