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전자음악의 역사를 쓰는 뮤지션들, 권병준-최수환-류한길
대중음악에서 전자음악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넓혀 온 뮤지션들의 현시점을 들여다 보는 무대


20세기 이후 현대음악의 시작과 함께 등장한 전자음악(electronic music)은 클래식에서 대중음악까지 광범위한 스타일의 음악에 사용되는 용어이다. 전자음악이라는 대범주 안에 여러 갈래로 카테고리화 되는 이 장르안에 크게 세 가지 다른 음악, 음향적 요소를 보여줄 세 명 작곡가의 무대가 마련된다.

권병준 - 소리가 가진 의미와 역할을 개념, 과학, 공연예술 등 다각도에서 분석하고 실험하며 자유를 추구하는 뮤지션.
최수환 -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가상의 시스템을 설계하고 이를 바탕으로 음악적 콜라주를 만들어내는 뮤지션.
류한길 - 일상의 소리들과 버려진 기계 장치, 물리적 진동 등을 통해 또 다른 경험치 못한 음향적 가능성을 추구하는 뮤지션.

이렇게 크게 세 가지 다른 음악 방식을 보여줄 세 명의 뮤지션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례적이라 할 만하다.

이번 2010년 세 번째를 맞는 본 공연의 주인공들인 권병준, 최수환, 류한길은 각각 삐삐롱스타킹(권병준), 옐로우키친(최수환), 언니네이발관(류한길) 출신 뮤지션들로서 지난 시간동안 한국 대중음악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한 바 있다. 한 영역에만 머물러 있기보다 10여년 이상의 시간동안 대중음악에서 전자음악까지 음악의 개념적, 학문적, 실험적인 영역을 구축해 왔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 하겠다.

본 공연은 7월14일(최수환), 7월17일(권병준), 7월20(류한길) 각각 세 명의 아티스트가 1일 1회씩 본인들의 작업세계를 보여주는 단독 공연을 열게 되며, 아트홀이 위촉한 '시간' 곡 부분에서만 세 명의 작가가 공동으로 무대에 출연하여 즉흥 공연으로 위촉곡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작곡'이라는 개념을 가시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본 공연을 통해, 우리 시대 전자음악의 역사를 쓰고 있는 뮤지션들의 진귀한 자리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가진 작은 하나
'모든 것을 가진 작은 하나' 는 권병준 본인이 생각하는 첫 번째 단독공연으로, 그동안 쌓은 전기와 전자에 관한 기술지식과 공연자로서의 경험을 소리로 들려주려고 한다. 새로운 악기가 주는 새로운 몸짓과 연주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누군가와 함께 무대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으로 소통하는 것에서 더없는 기쁨을 느끼는 자가 왜 기계와 함께 무대에 설 수밖에 없는지를 얘기하려고 한다. '싸구려 인조인간의 노랫말', ' 글씨쓰는 소리에 관한 집착', '색을 밝히다', '관객을 잇는 끈', 그리고 이번 공연의 커미션 곡인 '시간' 등을 연주하고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