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1. 이 시대 평범한 부부들의 가장 리얼한 고민을 엿보다!
이들은 착실하게 돈을 모으면서 살아가지만, 분위기를 낼 땐 내줘야 한다고 미디고 실천하는
맞벌이 부부다. 잡지를 뒤적이며 인테리어를 바꿀지 궁리하고, 발렌타인데이엔 레스토랑에
가선 "강남이 고기가 좋아"라며, 옆 테이블의 비싼 음식을 곁눈질 하는 식이다.
소박하고 안락한 삶을 영위하던 그들에게 예상에 없던 임신으로 갈등이 시작된다.
종철은 자신의 학력, 사회적 지위, 경제력을 들어 출산을 막으려 애쓰고, 선미는 어떻게든
낳으려고 한다.
장면이 진행될수록 그들의 갈등은 보다 근본적이며 사회적 영향 하에 있었음이 드러나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강하게 전달한다.

2. 단조로운 소시민 부부의 대화와 행동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연출
우리 이웃 맞벌이부부의 안방을 관객 모두가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연극이다.
배우 두 명이 알아서 침대를 조립했다 분해하며 공간을 만드는 장면전환이 적나라하게 관객
들에게 보여진다.
이 때문에 이들의 모습은 연극이라기보다는 현실의 모습처럼 다가온다. 부부의 집을 에워싼
커튼을 열고 닫는 방식만으로 스무 개에 달하는 에피소드를 소화해내는 미학적 공간 운용력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3. 진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작품
아이를 낳기 위해 외식과 담배 등 소소한 지출을 줄여야 하는 부부의 모습에 쓸쓸한 요즘의
현실이 반영되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종철과 선미는 시종일관 까랑까랑한 경상도 방언을 사용한다.
인물들은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전개하고자 하지만 의식 또는 능력의 부족으로 매번
단순한 화풀이로 전락해버리기 일쑤다.
경상도 방언은 초라한 현실을 부각시키는 한편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에 웃음의 코드를
가미하여 진짜 삶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한다.

줄거리

부부인 종철과 선미는 밤에 TV를 보면서, 또는 함께 식사하면서 잡담을 즐기고 휴일을 즐기는 평범하고 소박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지적인 것도, 부유한 것도 아닌 이들은 같은 직장에서 각각 배달 운전수와 판매 직원으로 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선미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고백하면서 이들에게 불화가 생기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