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극공작소 마방진이 신작 소식을 알려왔다. 3월5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개막하는 연극<회란기>다. <회란기>는 중국 원나라 때인 1200년대 중반 극작가로 명성을 구가하던 이잠부가 쓴 잡극이다.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대표작 <코카서스의 백묵원>과 ‘솔로몬 재판’의 원작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회란기>는 당시의 사회상을 날카롭게 통찰하고 박력 있는 언어로 생생하게 표현되어 연극의 원형을 이해하는데 꽤 가치가 있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잠부는 <회란기>로 명대의 연극 평론가 주권(朱權)에게 “그 언어의 힘이라는 것은 필설로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실로 극작계의 호걸이라고 할 수 있겠다”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더욱이 <조씨고아–복수의 씨앗>, <낙타상자>를 이어 고선웅 연출이 선보이는 세 번째 중국 고전이라는 점이 이목을 끈다. 고선웅 연출은 연극, 뮤지컬, 창극, 오페라 등 장르불문하고 각색의 귀재로 불리며,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한국 대표 극작가 겸 연출가다.

그의 첫 번째 중국 고전 작품인 <조씨고아-복수의 씨앗>은 2015년 초연 이후 동아연극상 대상, 대한민국연극대상 대상 등 국내 주요 연극상을 휩쓸며 연극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리고 거듭되는 재연에서도 티켓 오픈 하루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국립극단의 대표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낙타상자>는 2019년 서울연극제와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에 공식초청 되었으며, 초연부터 연이은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한국극예술학회 연극 부문 올해의 작품상, 공연베스트7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고선웅 연출이 마방진 단원들과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라는 점도 기대감을 더한다.
<맘마미아>,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 <조씨고아-복수의 씨앗> 등에서 특유의 카리스마로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 호산, <보도지침>, <데스트랩>, <낙타상자> 등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무대를 압도하는 배우 조영규를 비롯하여 20명의 마방진 단원들이 의기투합한다. 이들은 완벽한 시너지로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회란기>는 700년 전 이야기지만 여전히 이 시대와 은유적으로 닿아있다. 소유욕, 사람 사이에 지켜야 할 도리, 거짓된 증거들, 모성애 등등. 고선웅 연출은 이런 예측 가능한 이야기의 서사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그 속에서 탁월한 변주를 통해 동시대인의 욕구까지 충족시킨다.
고선웅 연출은 “<회란기>는 새롭게 모색하고 조명할 연극적 가치가 풍부하다. 이번 작품에서는 보다 더 연희적인 양식을 확대하여 마방진 식 대중극을 표방하고 싶다. 변함없이 쉬운 이야기를 통해 감동을 주는 연극을 하고 싶다. 끊임없이 음악이 흐를 것이고 배역의 슬픔은 뇌리에 오래갈 것이다. 연극은 예나 지금이나 관객과 함께 울고 웃으면서 감동하는 장르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막 무친 겉절이처럼 놀이성과 문학성이 풍부한 원형의 연극으로 관객과 만나고 싶다.”며 연출 의도를 전했다.

줄거리

아이를 원 안에 세워라.
두 여인은 아이를 석회 원 밖으로 끌어당겨라!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기생으로 살던 장해당은 동네 갑부 마원외와 진심으로 사랑하여 첩으로 들어가 아들을 낳는다. 그러나 이를 눈엣가시로 여긴 마부인이 남편을 독살하고 장해당에게 뒤집어씌운다. 더군다나 마부인은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장해당의 아이를 자신의 아이라고 주장하며 동네 이웃들까지 매수하여 거짓증언을 하도록 한다. 장해당과 그 오라비가 억울함을 호소하자 포청천은 바닥에 석회로 동그라미를 그려 그 안에 아이를 세운다. 과연 어미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