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우리는 수많은 경계 위에 놓여있다. 그 경계 속에서 언어는 주어지지 않고 목소리는 사라진다. 존재함으로 증명해내야 하는 것들이, 이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일들이 우리의 역사다.

그러니 우리는 이야기한다. 
이야기 속에서 경계에 갇히기를 거부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발명해내길 바라며. 죽지 않고 살아나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 속에서 마침내 사랑해내고, 자유로워지길 바라며.

박은호
대체로 일상에서 발견한 질문을 작업으로 확장합니다. 그 과정에서 주로 제 이야기를 재료로 삼습니다. 삶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무대에서 발화하고, 관객을 통해 발생하는 새로운 파장과 해석에 주목합니다. 퀴어성, 경계성, 여성의 몸과 소거된 욕구와 욕망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어디쯤이면 부끄럽지 않은 위치인지 열심히 찾아 헤맸습니다. 이제는 내 몸 둘 곳을, 내 자리를 찾는 것이 아닌, 지금 제가 서 있는 곳을 내 자리로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어딘가에 속하는 개인이 되기보다, 더 파편화되어 고유한 존재가 되기를, 그럼으로써 나 자신에게 온전히 속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줄거리

“아무리 생각해도 발에는 역사가 있어요”

<240 245 (이사공 이사오)>는 경계와 그 경계에 선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국과 중국, 한국어와 중국어, 바이링구얼이자 바이섹슈얼인 박은호. 아마추어 연극인이라고 해야 할지 프로 연극인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는 박은호. 
그런 박은호가 원하는 것을 나의 언어로 발화하여 스스로의 역사를 획득하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