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방향을 잃은 이 시대 위기의 중년들. 그들은 앞으로 무엇을 위해, 어디를 향해 살아나가야 할까?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탓에 남부럽지 않을 만큼 경제적 여유도 얻었고, 겉으론 아무 문제없어 보이는 그야말로 평범한 어느 중산층의 안주인인 그녀. 정년퇴직까지 평생을 직장에 몸담았던 남편의 건강과 승진을 위해 열심히 뒷바라지 했고, 자식은 더 잘되어야 하기에 밤잠 설쳐가며 성적 관리, 스펙 관리, 식단 관리에 열정을 쏟아왔다. 그리고 이제 그에 대한 보상만이 남은 어느날 그녀에게 예상치 못한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고 만다. 
이 작품은 열심히 살아온 우리 기성세대들이 가장 안정적으로 노후를 맞이해야 할 시기에 그들이 살아온 인생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의 전환을 겪게 되는 ‘중년의 위기’를 다루고 있다. 또한 우리가 겪었던 최근의 사회현상들은, 그들이 그동안 열심히 키워온 자식 세대가 부모 세대와는 전혀 다른 성향, 가치로 살아가고 있음을 알려준다. 한 집안에 살면서도 서로를 전혀 알지 못하게 된 이런 격변의 가족사를 통해 이 시대 우리들의 자화상을 그려보고자 한다. 

줄거리

남편의 은퇴, 아들의 취업을 앞두고 가장 안정적인 노후를 기대하고 있는 중년 여성 진서. 그녀는 오늘도 음악을 들으며 편안한 오후를 보내고 있다. 잠시 후 들이닥칠 인생의 풍파를 전혀 알지 못한 채. 그녀의 아들 예찬은 갑작스레 결혼할 여자라며 하린을 집으로 데려온다. 이혼녀에다 아이까지 딸린 연상의 여자라는 것에 큰 충격을 받은 진서. 그녀는 당장 아들을 말리지만, 한 번도 엄마의 말에 토를 단 적 없었던 예찬의 의지는 굳건하다. 그는 엄마가 그토록 바라던 공기업 준비를 접고 이미 작은 회사에 취업해 결혼 준비까지 마친 상태였다. 게다가 밖으로 도는 남편은 아내의 편을 들기는커녕 아들의 행동을 방관하기만 한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진서는 성당에 의지해가며 이 상황을 이해해보려 하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그녀는 끝내 노래방에서 도우미로 일한다는 하린을 찾아가 이별을 종용한다. 하린은 어쩔 수 없이 진서의 뜻에 따르고, 절망한 예찬은 끝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