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대한민국을 자유로 이끈 인물들이 ‘독립운동가’라는 수식어에 한정되지 않길 바라며, 그들도 항쟁하는 매 순간 죽음이라는 두려움과 싸우는 나약한 인간이었음에 극의 초점을 두었다. 대의를 위해 투쟁하는 인간이 오롯한 개인의 공포와 마주할 때 드러나는 내적 갈등과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함으로써, 그들도 한 시대를 살아갔던 우리와 같은 평범한 ‘인간’ 이었음을 기억하게 하고자 한다. 본 작품은 주요 인물을 소녀로 설정하여 독립운동가의 순수함과 의지를 관객에게 맑은 모습으로 투영시키고 성별에 대한 인식의 틀을 깨게 함으로서 남성 위주의 시대극과의 차별성을 두었다.

줄거리

대한민국의 독립 과정을 보여주는 단순한 역사물 아니다. 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오롯이 등장인물들이 가야 할 길을 스스로 정하고 걸어간다.
작품이 시작되면 항일무장단체 대원들은 작전에 실패하여 아지트로 뛰어온다. 이미 수차례 작전실패를 겪고 지쳐가는 그들은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감시 속에 거사를 치를 기회는 적어지고, 심지어 한 동료는 행방불명 된다. 그들은 의심과 경계만 늘어가고 긴장감만 흐른다. 그래도 목표는 하나. 대한민국의 자유를 얻기 위해 다시 한번 독립에 대한 염원과 신념으로 마음을 다잡는다. 그러던 중 항일단체의 뒤를 이어 가는 인물이자 다가올 시대를 상징하는 ‘이자현’이 합류하고 마냥 어리게만 보이는 이 소녀는 직접 폭탄을 던지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그마저 내부자의 밀정행위로 인해 또 다시 실패하고 뿔뿔이 흩어지며 일본군에 붙잡힌다. 극의 절정에서 이들은 소리치고 울부짖고 아파하면서도 밀정행위를 한 동료조차 탓하지 못한다. 결국은 각자의 신념대로 다음 걸음을 내딛으며 막이 내린다.

캐릭터

김우현 | 항일무장단체 대장. 안중근의사와 하얼빈의거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허구의 인물로 대원들에게는 큰 형님이자 아버지와 같은 존재. 극 중, 현세대를 의미한다.

민영훈 | 한말의 순국지사 민영환을 모티브로 하였으나 일련의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 을사조약에 반대하며 민족이 깨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결한 민영환과는 달리 밀정이다. 이처럼 극의 인물들이 내딛는 한 걸음으로 인해 그들의 삶과 운명이 달라지는 것을 이름 한 글자의 수정으로 나타냈다.

최무열 | 항일운동의 큰 획인 신흥무관학교와 무력항쟁을 대표하는 인물. 자현이 항일운동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길라잡이가 되어주는 역할. 이름에 무(武)와 열(熱)을 사용하여 독립에 대한 강한 열망을 표현하였다. 그의 죽음은 신흥무관학교에 대한 일제의 무력탄압을 표현한다.

이자현 | 간도참변 이후에 상해임시정부를 통해 항일 무장단체와 함께하게 된 인물. 우리의 기억 속에 잊힌 여성독립운동가들을 투영한다. 현세대를 대표하는 김우현의 뒤를 이어 계속될 독립운동을 향한 다음 걸음(세대)을 상징하는 인물. 극 초반에는 삶의 노선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지만, 무장단체와 함께 움직임으로써 삶의 방향을 정하고 신념을 가지게 된다.

우마에 | 극 중 일본 경무국 경부의 권력을 가진 인물. 민영훈에게 항일단체의 밀정임무를 하달한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을 떠나 한 인간으로서 본인의 이익과 살길을 찾는 데에 목적을 두고 걸음의 방향을 선택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