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장사익 소리판 '사람이 사람을 만나' 시를 노래하다
해를 건너 열리던 장사익 소리판이 코로나19의 긴 강을 건너 4년 만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열린다. 거리두기, 집합금지 등으로 멀어졌던 시간을 치유하려는 듯 공연 제목도 <사람이 사람을
만나>이다. 사람들이 서로 부대끼며 슬픔과 기쁨, 용기와 믿음을 나누는 것이 사람살이의 중심임에도 그동안 유예됐던 만남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보자는 뜻을 담고 있다.
1994년에 45세로 데뷔한 이후 가요, 국악, 재즈를 넘나들며 장사익은 구성지고 비강하면서도 폭발적인 창법으로 매니아 층을 만들어 왔다. 특히 삶의 깊이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시에 곡을
붙임으로써 단순히 듣고 즐기는 노래에서 더 나아가 인생의 의미를 돌아보는 묵직한 감동을 불러왔다.
올 가을 공연 역시 제목부터 마종기 시인의 '우화와 강'의 한 구절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에서 인용했으며, 서정춘 시인의 '11월처럼', 허형만 시인의
'구두', 한상호 시인의 '뒷짐'을 처음 노래한다. 이 시들은 모두 나이를 먹어가며 깨닫는 지혜가 담긴 내용으로 인생의 가을을 맞이한 자신은 물론 관객들에게도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답을 제시한다. '새로운 노래도 그렇지만 그동안 불러왔던 노래들도 나이 들어가는 사람답게 힘보다는 소박하며 고요히 잦아드는 자연스러움으로 다가가려고요.'
장사익은 시를 읊으면 음악이 따라오고 음악이 흐르면 노래가 되는, 시와 노래가 서로를 부르고 다독이며 순응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공연을 펼칠 것이라고 한다. 노래의 중심은 역시 노랫말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하며 시가 좋으면 노래는 저절로 만들어지고 불리어진다고 한다. 김영랑, 김춘수, 서정주, 윤동주, 정호승, 김초혜, 허영자 등 기라성 같은 시인부터 무명 시인의 시에 이르기까지
삶의 철학을 담고 있는 시로 노래를 만들어왔는데 올 가을 역시 시를 노래한 신곡 4곡을 추가해 시가 있고 노래가 흐르는 아름다운 공연을 보여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