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사실과 진실, 진짜로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은 아들을 모른다>는 평범한 고등학생 아들이 엄마의 차를 몰고 나가 아이 둘과 아이 엄마를 치어 죽이고 자살하는 사건을 둘러싸고, 몇 번이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아들을 막으려는 한 엄마의 이야기를 다룬 타임루프(Time Loop) 드라마이다. 엄마 ‘미옥’은 같은 시간을 반복할수록 자신이 잘 안다고 생각했던 아들에 대하여 아무것도 알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미옥’이 알고 있던 평범한 아들의 모습은 사실이었지만, 아들이 살고 있는 세계의 진실은 그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사실과 진실 사이의 간극을 좁혀가며 아들을 알아가려고 노력하던 ‘미옥’은 마음 깊숙한 곳에 묻어두었던 자기 자신과 마주하며 비로소 진실에 다가서게 된다. 작품은 이러한 과정들을 통하여 타인을 진짜로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며, 관계 안에서의 진정한 소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폭풍을 잠재우는 나비의 날갯짓이 되기 위하여
작품에서 첫 번째 타임루프가 시작될 때, 관객은 사건을 막는 것은 간단한 일일 것이라 확신할 것이다. 하지만 달라진 선택에 따른 미묘한 변화 하나하나가 상황을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이끌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류주연 연출은 ‘나비의 날갯짓이 폭풍을 불러오듯, 폭풍 속에서 나비의 날갯짓을 발견하고 이해한다면 거대한 폭풍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라며, ‘이 한 편의 연극이 폭풍을 잠재우는 나비의 날갯짓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들을 몰랐던 엄마는 아들을 살리기 위하여, 그리고 무고한 희생자들을 살리기 위하여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줄거리

어느 날 미옥의 고등학생 아들 진우가 아이 둘과 아이 엄마를 차로 치어 죽이고 본인도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미옥은 그저 착하다고만 생각했던 아들이 끔찍한 계획 살인의 가해자라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 진우가 어째서 그러한 선택을 했는지, 미옥은 모른다. 진우가 매일 새벽 2시쯤 미옥의 차를 몰고 나갔다는 사실도, 니체의 철학 사상에 빠져서 노트에 어떤 글을 적어두었는지도, 진우가 그렇게 좋아하던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도,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엄마는 아들을 모른다. 끔찍한 현실에 눈을 감자, 시간은 사건이 발생한 그날 아침으로 되돌아와 있다. 미옥은 그저 악몽일 뿐이라 생각했지만, 진우가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집을 나서던 바로 그날 아침이 거짓말처럼 반복된다. 미옥은 아들을 이해하고, 그의 살인을 멈출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