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스폐셜 엔타임즈를 통해 2010년 '공부하는 독종이 되겠노라'라고 선언한지, 어느 새 4개월이 지났습니다. 그 선언이 무색하게 시간, 참 빠릅니다.
'개인 창작 솔로 곡 발표' 라는 옌 최대의 과제 앞에, 지난 상반기 자잘한 스케쥴이 어찌 그리도 많던지요. 또 생계형 뮤지션이 되기 위해 책임져야만 하는 개인 스케쥴들은 어디 모아 한데 버릴 수도 없고, 맘 같지 않은 작업 앞에 우리 모두는 언제나처럼 "일주일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를 연발했습니다.
전체가 아닌 각자각자가 창작자, 연출자, 연주가가 되어야만 하는 이번 정기공연의 부담은 여러분의 상상 그 이상의 것일 겁니다.
'함께하기'가 너무나도 익숙한 옌에게 '솔로하기'란, 그 옛날의 '전공발표회' 보다도 더 어색한 것이니까요.
그러는 사이, 참으로 많이 배웠습니다.
'공연하기'가 아닌 '공부하기'의 시간이었죠. 머릿속에 그득한 무언가를 입밖에 내지 못하는 답답함과 혼돈 속에, 내가 과연 음악을 해도 되는 사람이 맞는 건가와 같은 자학을 숱하게 했습니다.
음악하며 다른 음악 듣기를 게을리했던 내가 몹시 부끄러워, 참 좋은 노래들을 듣고, 분석하고, 흉내 내보기도 했습니다. 듣고 본건 있어 뭔가 같은 리듬, 알 것 같은 음들은 싫고, 오락가락하며 컨셉만 몇 번을 바꿨는지요.
'7월 24일만 지나버려라'를 주문처럼 외며, 때려치우고 싶던 작업이었는데, 이제 묘하게 애증이 피어 오릅니다. 나만의 분위기를 내는, 나만의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에 사로 잡히니, 이거면 충분한 거 아니겠습니까?
공부하는 뮤지션으로 살아남아야겠다는 충만한 의지, 그거 하나면 됩니다.
더디지만 하나, 둘 만들어가다 보면 규정도, 검열도 없는 마음이 짠한 '그저 좋은 음악', 그거 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마음껏 즐기고, 마구 선언하겠습니다.
공부하는 독종그룹 옌이 되겠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