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연출의 글 
한국 정서의 기본 바탕인 한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장애인의 몸을 형상화하여 구현한 ‘병신춤’이라 하겠다. 이것은 생소하다 못해 미학적으로 현대적이기까지 하다. 근육의 뒤틀림, 찌그러진 얼굴, 부자유한 걸음걸이. 흔들리는 몸체 등은 유한한 인간의 한계와 맞닿아 있다. 그렇다고 서구의 그로테스크와는 결이 완전히 다르다. 오히려 스스로를 인정하고 사랑하며 즐기는 디오니소스적 요소가 강하다. 
 한마디로 사람에 대한 무한 애정과 긍정의 자세로 추어야만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춤이 바로 ‘병신춤’인 것이다. 육체를 지닌 모든 인간은 고통을 느낄 수밖에 없으며 그런 육신의 고통을 제대로 껴안았을 때 구원의 길로 이르게 됨을 우리 조상들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기반으로 장애를 다루는 것에서 훨씬 해방감을 주는 춤으로 나아가 장애란 갇힌 틀이 아닌 보편적으로 소외 당하고 편견 어린 시선을 받는 모든 이들이 추는 새로운 ‘병신춤’을 만들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