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가슴을 울리는 콘서트 뮤지컬 장부가> 청년 안중근, 그의 총이 노린 것은 무엇인가?
1909년 10월 26일. 청년 안중근은 하얼빈 역에서 여섯 발의 총성을 울리며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 이듬해인 3월 26일 차디찬 여순 감옥에서 형장의 이슬로 서른한살의 삶을 마감한 인간 안중근. 그는 누구를 위해 총을 쐈나?

이 같은 의문에 해답을 제시하는 콘서트 뮤지컬이 오는 8월 27일 대학로에 오른다.

역사속의 청년 안중근을 서거 100주년을 기리기 위한 마련된 콘서트 뮤지컬‘장부가’. 이토히로부미 저격이란 희대의 기록을 재구성하여 그 주변 가족의 내면적인 고뇌와 주변인물의 심리상태를 다루고 있다.
그동안 청년 안중근의 삶을 다룬 작품은 방송사 다큐멘터리부터 시작하여 소설, 연극, 오페라, 뮤지컬 등등 많은 콘텐츠를 통해 다양하게 쏟아졌다.

콘서트 뮤지컬 ‘장부가’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은 무거운 역사 이야기 일색의 기존 콘텐츠와 달리 독특한 음악과 풍자적인 시대묘사의 연출기법을 새롭게 도입해 좀더 친근하고 접하기 쉬운 역사 이야기로 재 구성했기 때문.

콘서트 형식의 뮤지컬이라는 형식을 빌려 총 7명의 주요 배역과 6명의 코러스, 라이브 밴드가 함께 어울려져 청년 안중근 인생에 대한 삶을 재 조명했다. ‘가수 같은 배우, 배우 같은 가수’로 구성돼 현재, 회상, 과거 , 미래 등 다양한 시선에서 항일투사 안중근과 그의 가족 심리 상태가 현실적으로 전달된다.

시제를 극적으로 과감히 점핑하며 이야기의 흥미를 더했고 음악을 통해 장면 전환을 효과적으로 이끌어가며 안중근의 감정을 사실적으로 전하고 있다.

‘장부가’ 뮤지컬의 배경으로는 성당, 감옥, 전통가옥 및 일본의 절(신사참배하는 곳) 등 다양한 장소가 소개 되어지며 보는 이로 하여금 역사 속에서 이름 없이 스러져간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죽어간 이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안중근 서거 100주년을 결코 단순한 기념으로는 치부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확고하게 전달하고 있다.

정통 오페라 및 뮤지컬에서 볼 수 있는 Recitative의 정수를 선보이고, non-verbal 형태의 리드미컬한 퍼포먼스, 그리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가슴 울리게 하는 아리랑을 현대적으로 편곡한 새로운 퓨전형태 음악 등은 100분간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줄거리

1909년 10월 26일, 일본의 최고 실력자 이토 히로부미를 권총으로 저격한 한국인 안중근은 그 자리에서 현행범으로 러시아 헌병들에게 체포되어, 즉시 일본 경찰에 넘겨진다. 
 
부임 2년차, 대 사건을 맡게 된 담당검사 미조부치 타카오는 여순 감옥에서 안중근의 심문을 진행하며 그가 국사범임을 확신하고, 그에게 국제 관례상 국사범들에게 사형이 내려지는 일은 없다는 것을 전달한다. 한편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안중근은 감옥에서 고해성사를 받고자 하지만 한국 천주교회 교구장 뮈텔주교는 ‘안중근은 천주교 신자가 아니다’라며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결국 아무도 그의 고해성사를 들어주려 하지 않는다. 
 
안중근의 처 김아려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남편의 고해성사를 위해 안중근과 각별한 사이였던 프랑스 선교사 홍신부를 찾아가 남편의 고해성사를 부탁한다. 하지만 홍신부마지도 김아려의 부탁을 들어줄 수 없다는데… 
 
한편 구라시(일 외무성 정무국장) 데스키치는 안중근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미조부치 검사를 호되게 질책하며, 국사범은 용납할 수 없으니 반드시 안중근을 사형시키라고 명령한다.

일본인으로서 정부의 명령을 따를 수 밖에 없던 미조부치 검사는 결국 재판장에서 안중근을 국사범이 아닌 일개 살인범으로 치부하여 판사에게 사형을 구형하고, 안중근은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한 듯 덤덤히 받아들인다.

사형이 선고된 후 안중근과 미조부치는 국적을 넘어선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미조부치는 그에게 항소를 권유하지만 안중근은 스스로 항소를 포기한다. 면회가 끝날 무렵, 미조부치는 마지막으로 면회온 사람이 있다며 홍신부를 들여보낸다. 안중근은 홍신부에게 비로소 죽기 전 마지막 고해성사를 바치고, 장남 분도를 신부로 길러달라는 부탁을 남긴다. 
 
1년 후, 안중근의 가족들은 세상을 떠난 장남 분도의 장례미사를 마지막으로 고향을 떠나고, 세월은 흘러 30년 후, 이토 히로부미 추모 사찰 박문사의 이토 서거 30주기 추도식장. 조선 7대 총독 미나미 지로는 30대 청년이 된 준생을 소개한다. 준생은 일본인의 감시아래 이토의 위패와 아버지의 위패를 나란히 놓고 아버지의 잘못을 사죄한다. 
 
준생은 아버지와 이토의 영전 앞에 꼭 연주하고 싶은 노래가 있다며 자신의 바이올린을 꺼내어 아버지가 부르던 노래(장부가: 원곡 아리랑)를 바치고, 마음으로나마 떠난 아버지를 그린다.

캐릭터

안중근 | 31세 남자, 이토 히로부미 암살범으로 잡힌 현행범. 일본인 일색인 주변환경에서도 강직하고 의연한 자세를 잃지 않는 그의 모습은 마치 도인마저 연상케 한다. 그러나 자기주장을 펼칠 때 만큼은 거침없고 강렬한 태도를 보이는 매우 열정적인 사내이다.

김아려 | 32세 여성, 안중근의 부인으로 나랏일에 집을 비운 남편대신 시부모를 봉양하고, 시동생들과 아이들의 뒷바라지를 하며 집안 살림을 일군 전형적인 한국의 아녀자. 연약하지만 단아한 모습의 강직한 성품을 가지고 있다.

미조부치 | 35세 남성. 이토 히로부미 암살사건을 담당한 일본인 검찰관. 젊은 나이에 대사건을 맡을 만큼 촉망받는 검찰관으로서 정의로우며 도덕성이 강한 원칙주의자이다.

홍신부 | 50세 프랑스 신부. 신앙심이 두텁고 사려 깊으면서도 열정적. 한국천주교회의 정책노선에 불합리성을 느끼고 있으나 묵묵히 참는다.

안준생 | 32세 남성. 안중근의 둘째 아들. 일본인의 심한 감시 하에 살면서 바이올린을 켜는 것을 유일한 낙으로 삼고 있다.

멀티맨 | 구라시(일 외무성 정무국장. 여순에서 사건의 추이를 감시하며 미조부치에게 본국의 지령을 전달한다.), 우덕순(안중근의 동료), 미나미 지로(조선 7대 총독), 안정근(안중근의 첫째 동생), 안공근(안중근의 둘째 동생) 일본 장교, 한국군 사령관, 러시아 헌병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