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기획의도 및 제작 배경

실제로 두 번의 소송을 겪을 뻔 했습니다. 한 번은 운영하던 연습실에 물이 새서, 또 한번은 맡겨 놓았던 이삿짐에 곰팡이가 펴서였습니다. 문제의 해결을 너무나 쉽게 소송으로 몰고가려는 모습을 보고 나니 이 상황이 연극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송이라는 주제로 연극을 만들면 사회구조와 그 속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내가 겪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작품 소개
<소송광>은 프랑스 극작가 라신의 동명 작품을 각색한 코미디극이다. 프랑스 중세를 배경 으로 한 원작을 조선 후기, 재판에 미친 사또와 소송에 미친 양반들의 이야기로 가져와 각 색했다. 조선 시대의 소송은 신분과 성별을 막론하고 누구나, 심지어 노비들까지도 자신의 주인에게 할 수 있었다. 이 극은 소송을 남발하고 소송을 위해 궤변을 늘어놓는 인물들이 소동을 벌이는 이야기다. 먼 시대의 우스꽝스러운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 모습이 멀지 않 게 느껴지는 이유는 지금의 우리에게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줄거리

조선 후기, 지방 어느 고을의 사또로 부임한 장덕은 잠도 자지 않고 불철주야 사또 일에 매 진한다. 그는 재판하는 것을 너무도 좋아해 무슨 일이든 재판하려고 한다. 때문에 사또를 보좌 하는 이방 장씨 또한 마찬가지로 잠도 자지 못하고 괴로워한다. 사또의 아들은 아버지를 강제 휴식시키고자 이방, 하인들과 합심해 장덕을 집안에 가둔다. 그 와중에 눈만 뜨면 소송을 해대 는 소송광 심기남과 방백실이 사또의 집까지 찾아와 각자의 소송을 제기하려 한다. 사또는 집 밖으로 탈출하려고 하고, 두 소송광은 사또를 목빠지게 기다리던 중 사소한 말다툼이 번져 결 국 서로를 소송하겠다고 이르게 된다. 

캐릭터

장덕 | 60대, 남, 사또. 늦은 나이에 사또가 되어 열정이 넘친다. 재판하는 것을 너무나도 좋아해 무슨 일이든 재판하려고 한다.

장은호 | 20대, 남, 장덕의 늦둥이 외동아들. 잠도 자지 않고 재판하려는 아버지 때문에 고심한다. 자영과는 연인 사이다.

심기남 | 40대, 남, 소송광. 심보가 고약한 대감.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심기가 거슬리는 일이라면 소송을 제기한다. 사사건건 사람들의 트집을 잡고 법과 규율을 외치는 인물이다.

방백실 | 40대, 여, 소송광. 부당한 일은 참지 못하는 양반가의 부인. 소송을 하도 많이 해 더는 소송을 하지 못한다는 판결을 받았으며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소송을 제기하려 한다.

라태미 | 30대, 여, 장덕 집안의 하인. 영리하고 말재주가 좋다. 자영을 돕기 위해 남장을 하고 심기남의 집에 찾아간다.

심자영 | 20대, 여, 심기남의 딸. 소송이라면 학을 뗀다. 소송광 아버지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한다.

쁘띠장 | 30대, 남, 이방. 마을의 아전으로서 장덕의 뒤치다꺼리를 한다. 잠을 자지 않는 사또 때문에 마찬가지로 잠을 자지 못하고 고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