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극단 그린피그의 존재감을 나타낸 작품 <사람은 사람에게 늑대>
2010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국내우수작

지난해 초연 했던 극단 그린피그의 <사람은 사람에게 늑대>가 2010년 국립극장 페스티벌 국내우수작으로 선정되어 2010년 8월 31일(화)부터 9월9일(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 극장에서 앵콜공연을 가집니다. 2009년 여름 서울프린지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2009년 가을 광주 평화 연극제에 초청되었으며 이후 혜화동일번지와 나온씨어터 등의 공연을 통해 정규 레퍼토리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극단 그린피그의 공연 <사람은 사람에게 늑대>

사람은 사람에게 늑대 'Homo Homini Lupus'! - 현 사회에 던지는 하나의 의문
<라비이어던(Levitathan)의 저차 홉스가 사회계약론을 주장하기 위애 사용하였던 말 'Homo Homini Lupus(사람은 사람에게 늑대)' 우리는 홉스의 시대로부터 정치, 사회적으로 진일보 하였지만, 여전히 계약된 사회 속에서 산다. 이러한 계약되고 법률로 지배받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동시대의 인간군상의 모습들, 과연 인간이 인간에게 어떤 존재가 될 수 있는가! 계약된 사회(안전이 보장된) 속에서 진정한 인간의 모습은 찾아질 수 있는 것인가?

이 연극의 매력은 '무뚝뚞함'이다. 극은 행동이 아닌 상황 중심으로 전개되며, 일상의 단편들을 관객앞에 파편적으로 펼쳐놓는다. 일상을 동시다발적으로 제시하면서 극대화하는 극사실주의적 연출방식에 가깝다. 무대 또한 창문을 통해 경찰서 내부를 엿보듯 배치됐다. 사건의 단서도 '엿보기'를 통해 제시된다. CCTV의 화면을 상징하는 두 대의 모니터는 경찰서 내부 곳곳을 비추고 여고생들의 비밀을 폭로한다. 지하철의 사건 현장을 연상시키듯 필름이 끊어진 화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의도했든 안 했든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는 인간들의 관계를 절묘하게 꼬아놓았다. 인간이 서로에게 악의적인 '환경'이 되고, 가해자 피해자만 난무한 현대사회의 부조리를 단면적으로 묘사한다.

[주간동아 2009. 12.1 No.713]

실험적인 공간의 구성 - 현실보다 더욱 사실적인 무대
사실적 무대와 전복된 공간의 만남, 밀착된 대사와 파격적 연출의 공존. 공연 내내 곳곳에서 함께 보여지는 CCTV와 동시촬영 영상 그리고 공간을 전복시키는 무대구성 등으로 그 극의 아날로그와 미디어가 씨실 날실이 되어 넘나든다. 담배연기 가득한 성북경찰서의 밤은 깊어만 가고 밀폐된 공간에서 땀냄새나게 들리는 말의 향연은 우릴 함께 취하게 만든다. 마치 범죄 수사물을 보고 있는 듯 한 시간순서와 내용 전개는 관객에게 긴장의 끈을 한순간도 놓칠 수 없게 만든다. 그 모든 것은 모두 남의 일이라고 체면하고 싶지만 바로 그 속의 우리들의 모습이다.

격하게 현실을 긍정하는 - 극단 그린피그
100억을 넘나드는 대형 뮤지컬 공연도 아니고 이름만 들으면 작품이 그려지는 원로 연출가의 공연은 아니지만 젊은 에너지를 품고 끊임없는 실험과 도전을 통해 한국 공연의 미래를 다져가고 있는 극단 그린피그. 이 시대 우리의 모습을 잠시라도 진실되게 돌아보고 생각을 나누고 싶은 관객이라면 추천.
로맨틱 코미디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공연계에서 이 공은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꿈 같은 사랑 대신 현실적인 사랑을 담았다. 범죄 수사물을 표방한 듯 한 시간 순서와 내용 전개, 공간적구성 역시 독특하다. 윤한솔 연출은 사실적 무대(경찰서)와 전복된(지하철 플랫품의 CCTV)이 한데 섞여 주제와 형식의 진보를 꾀했다.

[주간한국 매거진 2009.12.29. 2304호]


 

줄거리

20대 후반의 한 여자가 지하철에 뛰어들어 자살한 사고가 발생한다. 그녀가 지니고 있던 것은 반지 하나와 누군가에게 보내는지 알 수 없는 축하카드 한 장뿐. 지갑 속에는 신원을 알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설상가상으로 얼굴도 알아보기 힘들만큼 손상된 상태이다.
지하철 역사안의 CCTV마저 어쩐 일인지 사고 당시 5분정도의 기록이 남아있지 않고, 사고 현장에 있던 유일한 목격자들(여고생 3명)은 경찰이 도착하기 전 사라진 상황. 어쩔 수 없이 이 자살사건을 담당하게 된 김철중(경사)은 최창석(기관사)을 참고인 조사차 경찰서로 불러들인다. 결혼을 앞둔 최창석으로서는 이 사고가 그저 불운하고 찜찜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