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연극 <안티고네-복종하지 않음을 선택하다>는 지금 이 시대의 청소년들이 '안티고네'를 만나게 된다면 어떤 질문과 의미가 생겨날까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2021년 8월, 강원도 화천의 청소년들을 만났고, 다양한 지역의 청소년들과 더 이야기 나누고자 2022년 서울에 있는 극장들에서 재연했다. 
안티고네가 말하는 가치가 지금의 사람들에게 쉽게 이해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안티고네가 추구한 가치가 과연 하나뿐인 목숨을 걸 만큼 중요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무대화했다. 이 극의 코러스들을 <안티고네> 공연을 준비하는 고등학교 연극반 학생들로 설정하고 안티고네와 크레온의 논쟁을 가까이서 '목격하고', 이에 대해 '토론하고', '생각한다'.
이 공연을 기획하도록 영감을 준 인물이 있다. 바로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Greta Tintin Eleonora Ernman Thunberg, 2003~)다. 그녀는 등교 거부 운동을 펼치며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이제 그만 말잔치를 멈추고 눈앞에 닥친 기후 문제를 해결하라고 외쳤다. 그녀의 이런 행보에 돌을 던지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성장의 논리로 가득 찬 세상에서 그녀의 지구를 살리자는 외침은 '불편한' 것이기 때문이다. 극단 "춤빨"은 그녀에게서 21세기 형 안티고네를 보았다. 크레온에게는 테베를 안정시키는 것보다 더한 가치는 없다. 그러나 안티고네의 가치는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렵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안티고네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녀의 가치는 과연 하나뿐인 목숨을 걸 만큼 위대한 것이었을까? 안티고네가 추구하는 이상주의의 가치를 순수함을 간직한 청소년의 시각으로 다시 들여다본다. 
극단 "춤빨"은 두 주인공 안티고네와 크레온의 논쟁을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전개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어느 한쪽의 편을 들고 시작하는 논쟁은 공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코러스는 이 둘의 논쟁 속 적극적인 관찰자가 되어 여론 그 자체로서 존재하고 움직임을 통해 심상과 선명한 에너지를 전달한다. 그 움직임을 따라가던 관객들, 즉 목격자들은 어느 순간 이 논쟁의 참여자가 되어 함께 사유하고 토론하게 된다. 관극을 마치고 극장을 나서는 순간까지도 관객에게 안티고네의 질문은 계속된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줄거리

연극반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안티고네> 연습을 시작한다. 오늘 연습할 장면 속, 안티고네는 스스로 장님이 된 아버지 오이디푸스의 최후를 지켜보고서야 자신의 고향 테베로 돌아왔다. 그런 안티고네를 기다리는 건, 반역자가 되어 삼촌 크레온에 의해 장례조차 금지된 채 들판에 버려진 오빠의 시신. 안티고네는 삼촌이자 테베의 왕 크레온의 말을 거역하며 장례를 치루는데... 안티고네를 지켜보는 코러스들은 '내가 옳다고 믿는 가치를 행동에 옮긴다는 것',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