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오늘이 축제다!
2010년, 극단 오늘은 ‘오늘이 축제다’라는 컨셉을 가지고 하반기 시리즈 공연을 기획한다. 이상탄생 100주년 기념작 연극<오감도>를 시작으로 2010년에 살고 있는 백수 이상을 조명한다. 이미지와 노래, 그리고 움직임이 강조되어 보는 즐거움이 가득한 공연이 기대된다. 이어서 두 배우만으로 전체 공연을 이끌어가는 2인극<해질역>과 베스트셀러 사랑 뮤지컬<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가 선보일 예정이다.


* 연출의도
2010년에 살고 있는 백수 이상
시인 이상과 그의 소설 날개에 등장하는 이상, 그리고 현실에 살고 있는 이상을 충돌시켜 李箱의 理想과 異常을 찾고자 한다. 극은 세 가지 축, 소설 <날개>와 시 <오감도> 그리고 2010년의 현실을 교차시키며 진행된다. 연극 <오감도>에서는 李箱의 理想과 異常을 투쟁적 삼중주로 보면서 백수 이상의 삶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상을 2006년으로 소환하여 오늘을 살고 있는 이상을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상은 백수의 삶을 즐기지 못했다. 그는 끊임없이 고민하며 자신의 삶의 무게를 버거워 했다. 그는 자기 자신을 사랑했던 만큼 자기 증오가 컸고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둘러 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연극은 이러한 백수 이상과 자아, 금홍, 세상 사람들과의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 자아들은 이상의 여러 가지 의식의 단면들과, 이상의 눈과 귀로 보고들은 현실을 이야기한다. 금홍은 생활을 꾸려나가기 위해 다른 남자들과 관계를 맺는다. 그 속에서 생활에 무능력한 이상과 절름발이 부부관계를 그려나간다. 세상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치열하게 살고 있는 세상 사람들과 백수 이상이 대비되며, 점차적으로 사회에서 고립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오감도> 15편은 극 속에서 때로는 이미지로 때로는 난수표의 비밀표기처럼 무의미 하게 흘러간다. 전체적으로는 이미지와 노래, 그리고 배우들의 움직임 속에서 녹여 날 것이다. 금홍의 노래는 창과 민요를 기본으로 현대의 대중음악적인 요소까지를 포함한다.

줄거리

2010년 오늘, 이상은 방안에서 희망의 날개짓을 시도한다. 이상과 금홍이 살고 있는 33번지 18가구에서는 삶에 치열한 동네 아줌마들과 현실과 유리된 채 살고 있는 이상의 모습이 대비된다. 아내 금홍이는 오늘도 곱게 차려 입고 외출한다.


[이상의 하루]
이상은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한 채 분열과 허무 속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낸다. 밤이 되자 금홍은 손님과 함께 귀가한다. 이상을 옆방에 두고 금홍은 손님에게 갖은 교태를 부린다. 이런 상황을 외면하려 이상은 미친 듯이 달려 나간다. 외출한 이상은 치열하게 살고 있는 노점상들을 만나게 된다. 신기한 구경거리이지만 그들과 융화되고 소통하지 못한 채 마음에 드는 모자 한 개와 자신의 저금통을 바꾼다. 이상은 여기서 동류의식을 느낄 수 있는 미친 여자를 만난다.


[귀가1]
집으로 돌아온 이상은 손님과 함께 있는 금홍을 보게 된다. 금홍은 남편 이상 때문에 하루 돈벌이가 지장을 받자 면박을 준다. 이러한 금홍에게 이상은 돈을 주며 같이 자자고 한다. 금홍은 평소와 다른 이상의 요구에 당황하면서도 이상의 요구를 들어준다.
다음날 아침 이상은 금홍의 방임을 깨닫고 어색해 하며 자신의 방으로 가버린다. 아내에게 돈을 받은 이상은 다시 외출하고, 자정이 넘어서야 이상은 비를 맞으며 다시 집으로 귀가한다.


[귀가2]
비를 맞은 이상은 앓고 있다. 금홍은 앓고 있는 이상에게 약을 준다. 이상은 자아분열과 비정상적인 부부관계 속에서 금홍이가 자신에게 주었던 약이 아스피린인지 수면제인지, 아달린인지를 의심하며 심한 환각 속에서 다시 집을 뛰쳐 나간다.


[마지막, 옥상에서]
며칠 만에 집으로 돌아온 이상에게 금홍은 손님의 존재도 잊은 채 발악한다. 이상은 금홍의 절규와 울음을 뒤로한 채 한 건물의 옥상에 오른다. 이상은 옥상에서 현실의 희망과 도전이 없었던 삶을 후회하면서 “날자”라는 마지막 절규와 함께 삶의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