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꿈을 두고 온 청춘들의 이야기. 우리네 학생들 그리고 젊은 청년들은 꿈과 낭만을 잊은 지 오래다. 몇 가지 꿈이 있다면 좋은 차를 타는 것, 좋은 집에 예쁜 부인을 만나는 것. 지금으로 부터 70여 년 전 청춘들은 낭만이 있었다. 꽃이 피고 지는 것에 의미를 두었으며, 희망이라는 작은 씨앗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이 끌려간 곳은 낭만이 무너진 곳. 땅은 이 곳 저 곳 패여 물웅덩이로 가득했다. 인간의 대화 대신 상식이 무너진 행동과 표정만이 모든 것을 대체 하게 만들었다. 싸움이 길어질수록 이유는 점점 흐릿해져간다. 왜 싸우는가? 가장 근본적인 이유 우리는 왜 총을 들고 총이 없으면 칼로 칼로도 부족에 온 몸을 다해 싸워야하는가. 꿈을 잊은 청춘들의 낭만은 사라진지 오래다. 동기가 사라진 행동에는 기계적인 답습과 행동뿐이다. 이제는 모든 것을 자동으로 할 것이다. 총을 쏘는 것, 수틀리면 포로들을 무자비 하게 죽이는 것, 팔 다리가 잘린 동료들을 봐도 아무런 감흥을 갖지 않는 것. 전쟁은 꿈은 지우고, 잠을 지우며 인간의 작은 동정마저 삭제시킨다. 살아야한다는 명목아래 모든 것을 숨죽이게 만든다. 숨죽여 울었던 청춘들 그것이 우리네 어른들이었다.
 이제 우리는 위로의 시간을 가져야한다. 그리고 위로의 시간 이후에는 앞으로 다가올 세대에게 말해줘야 한다. 우리는 이렇게 살았단다. 눈이 있어도 제대로 보아선 안 되고, 귀가 있어도 들은 채 해서는 안 되었던 무자비한 곳. 누가 누구를 죽이고 더 죽이고 싶어서 안달나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그런 곳. 사랑이 싹트는 것을 억지로 잠재워야만 했던 그렇게 떠난 영혼들이 하나, 둘... 헤아릴 수 없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럼 무언가 나오지 않을까? 죽음을 앞에 두어야 비로소 보인다. 보자. 볼 수 없다면 들어보자. 귀를 열어라.

줄거리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백마고지. 
남측 상사의 딸 경자와 북측 장교의 아들 강태산이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 둘은 서로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면서 사랑에 빠진다.
한편 남측에는 배우의 꿈을 가진 달호와 구두닦이 남일이가 신파극 놀이를 하며 전쟁의 시간을 보내고, 반대편 북측에도 시인이 꿈이었던 순복이와 북이가 시를 읊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태산과 경자의 사랑이 각자의 아버지에게 들키게 되고, 태산은 전쟁이 끝나면 다시 만나자는  약속과 함께 경자를 떠난다. 점점 피폐해지는 군인들과 서로를 그리워하는 경자와 태산.
남과 북은 여전히 서로를 겨눈 채 전쟁은 점점 끝을 향해 달려간다.
과연 이 전쟁의 끝에서 젊은 남녀의 사랑과 청춘들의 꿈은 어떻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