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불안과 공포, 폭력으로 가득 찬, 도저히 입을 다물 수 없는 맥베스가 태어나다.
1) 작품소개
셰익스피어 희곡을 독일의 극작가 하이너 뮐러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형한 <맥베스(Macbeth After Shakespeare)>는 원작을 조금 더 잔인한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뮐러의 <맥베스>는 1970년대 초반 공연되자마자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동독 연극사에 길이 남을 평가를 받기도 했다. 어떤 이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폭력과 포르노와 연결시켜 비관적으로 그려냈다”고 하였고, 어떤 이는 “일부러 긍정적인 시각을 잃은 것”이라며 옹호하였다. 이 동독 작가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기반으로 역사 속의 폭력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그것을 끊임없는 재앙으로서 표현하였다. 슬로베니아의 미니 시어터는 뮐러의 원작에 주인공들의 분열성과 진지함을 전복시킴으로써 잔인함을 더욱 증폭시킨다. 불랸(Ivica Buljan)에 의해 연출된 <맥베스>는 무대 위에 특별한 세트 없이 오직 젊은 배우들의 혈기로만 가득하다. 이는 이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젊고 남성적인 에너지에 의한 것인데, 여기에 두 명의 여배우가 공조하고 있다.(이 중 한 명은 남성역할로 나온다.) 마치 격투장을 연상케 하는 이 공간은 누구도 비집고 들어갈 수 없을 만큼 밀도 있어 보인다. 연기 공간이 되기도 하는 무대는 배우들의 움직임과 연기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것은 우리 시대의 폭군, 맥베스의 매력적일 정도로 이상하고 잔인한 모습을 담은 연극이다.
2) 공연설명
불랸에 의해 해석된 뮐러의 <맥베스>는 어떤 죄책감이나 주저함 없이 여기 저기 공포를 퍼뜨리고 다니는 잔인한 인물이다. 무대 바닥은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의 지리학적 위치가 새겨져 있는데, 이것은 이 공연이 현재 여기서 일어나고 있음을 명시하는 것이다. 첫 장면에서 불랸은 남성의 권력을 반영하기 위해 남성 배우들만이 떼로 등장하는 장면을 고집하였다. 이 장면들은 전쟁 지역의 캠프들, 맥베스가 던컨 왕을 죽이는 첫 번째 범죄를 치르기 전 그 시대를 암시하고 있다. 거친 게임과 싸움, 남성 대 남성 사이의 조금은 방탕한 성생활 등 모든 접촉을 통한 움직임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이 남성적 에너지는 점점 강해지고, 이것은 멈출 수 없는 처참한 폭풍과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운명은 셰익스피어의 원작처럼 마녀들에 의해 예견되지 않는다. 다만, 특별한 개성 없이 대담할 정도로 악한 사람에 의해 움직여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