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먼지가 되어 켜켜이 쌓여있는, 많은 사람이 지나쳐갔던 공간. 그 공간에 사람과 영혼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면, 눈에 보이진 않지만 지금 내 곁에서 살아가고 있다면. 그 영혼들은 무엇을 기다리며 그 공간 안에 머무는 걸까? 붙들고 놓지 못함 때문은 아닐까. 사소한 말 한마디부터 추억까지. 우리는 기억, 감정의 전부를 놓지 못해 온 마음으로 하루, 한 달, 강력하게 지배당한 적이 있지 않은가. 모두가 유한한 시간을 살아가고 있음을 알고 있는데 왜 쉽게 놓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걸까. 쉽게 작별한 기억은 진실하지 않은 걸까. 사랑하지 않았던 것일까. 인물의 기다림에서 답을 찾고자 한다.

뮤즈가 살고 있다고 전해진 뮤즈 하우스는 유령이 출몰하여 흉가로 방치되어 있다. 작가 오스카는 재기를 목표로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으나 소재 고갈로 한 문장도 쓰지 못하고, 비싼 집값에 결혼마저 못 할 위기다. 이에 오스카는 시세보다 저렴한, 뮤즈에게 영감을 받아 소설을 완성하고자 뮤즈 하우스에 입주한다. 시간이 멈춰 버린 듯한 공간에서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데 그날 밤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정작 뮤즈는 나타나지 않고 황당한 유령 체험 사업 등 예측 불가한 시트콤 같은 뮤즈 하우스 안에서 오스카는 소설을 끝마칠 수 있을까..